[특허로 보는 산업분석]<4>3D프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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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설계 데이터를 기초로 소재를 한 층씩 쌓아 올려서 실물 제품을 만드는 3차원(D) 프린팅 기술은 제조업계가 꿈꿔온 맞춤형 소량 생산, 원가 절감, 공정 단순화 등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차세대 혁신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중국 등 경쟁국들은 2012년부터 3D프린팅산업을 부양하기 위한 각종 투자계획과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정부도 올해 4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15%를 목표로 하는 ‘3D프린팅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시장과 특허 모두 글로벌기업 과점체제 심각

현재 3D프린팅 제품 및 특허 시장은 글로벌 선도기업의 과점체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월러스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2000년대 초 약 6억달러에 불과했던 3D프린팅 시장은 지난 2012년 22억달러를 기록하며 연 19.3%의 성장률을 보였다. 오는 2021년 108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이 업체는 내다봤다.

시장은 일부 기업이 장악했다. 미국 스트라타시스 계열과 3D시스템즈, 독일의 인비저텍 3개사가 전 세계 시장 86.6%를 차지하는 과점체제다. 특히 3D시스템즈와 스트라타시스는 3D프린팅의 모델링부터 제품 생산까지 전 공정 라인업 구축을 위해 지난 9월까지 각각 48개, 8개 기업을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특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7월까지 미국, 일본, 유럽, 한국에 공개된 3D프린팅 장치 분야 특허를 살펴보면 미국 3D시스템즈와 스트라타시스가 각각 14%, 13.4%, 독일의 EOS가 6.5%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소재 분야에서는 3D시스템즈가 16%, 네덜란드의 DSM IP애셋이 11.2%, 스위스의 헌츠만인터내셔널이 10.2%, 스트라타시스가 7.9%를 갖는 등 편중돼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한국기계연구원, 인스텍, KAIST가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게 전부다.

◇원천특허 만료, 새로운 기회…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힘써야

3D프린팅 관련 기술이 등장한지 30년 가까이 되다보니 주요 공정 원천특허들이 만료됐거나 만료예정에 있다. 지난 2009년 압출적층방식(FDM)의 원천특허가 만료되면서 이를 활용한 ‘렙랩’, 메이커봇의 ‘메이커봇 리플리케이터’ 등 관련 제품이 속속 선보이며 기기 값도 수천만원에서 수백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정용 저가 3D프린터 시장이 확대된 계기다.

한편 3D프린팅 기술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의 시제품을 구현하는데 그칠 뿐 실제 제품 생산에 도입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기존의 금형을 대체할 수 있는 금속 파우더를 이용한 SLS, DMLS 같은 공정기술은 각각 2006년, 2014년에 원천특허가 만료됐지만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여 산업 현장에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응용 특허들이 지난 10년간 무려 336건이 출원되고 있다. 당분간 이 같은 동향은 다른 기술 분야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 관계자는 “원천특허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서 시장에서 영원히 도태되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기술이 제품 생산에 접목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응용기술이 필요하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원천특허가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체계적인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향후 시장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3D프린팅 주요 기술별 만료(예정) 특허 현황 자료:특허청>


3D프린팅 주요 기술별 만료(예정) 특허 현황 자료:특허청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