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중국이 주도해 추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근 옌치후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세션1 선도발언에서 “아태 지역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려면 먼저 역내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가속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제안한 ‘FTAAP 실현을 위한 베이징 로드맵’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진행 중인 여러 무역 자유화 노력이 지류라면 FTAAP는 큰 강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며 “이러한 자유화 노력이 하나로 통합된다면 그 효과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PEC에서 2006년부터 논의돼 온 FTAAP는 아태 지역에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는 것으로 세계 주요 21개국으로 구성된 APEC의 최종 목표다. ‘FTAAP 실현을 위한 베이징 로드맵’은 회원국 동의를 거쳐 정상선언문 부속서로 채택될 예정이다.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FTAAP는 미국 주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하는 성격이 강해 박 대통령의 지지 의사 표명이 새 판 짜기 조짐을 보이는 동북아 외교정세나 중국과 미국 사이의 세계 경제 패권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됐다.
박 대통령은 또 세계무역기구(WTO) 다자무역체제에 대해 “APEC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재 발리 패키지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WTO 다자무역체제가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데 이런 교착 상태가 조속히 해소돼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정상궤도에 복귀할 수 있도록 APEC 정상이 국제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 정상 업무 오찬 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다지고 빈틈없는 대북 공조를 확인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평화 통일 구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한·미·일 3국간 협력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