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규모가 11조원을 넘었다. 반기 기준으로 2년 만에 최대치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6월 M&A 건수와 거래 규모는 82건, 11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M&A 거래 건수는 지난 분기 133건보다 적었지만 금액은 2012년 상반기 18조8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 다음·카카오, 삼성SDI·제일모직, 현대엔지니어링·현대엠코 합병 등 대형 거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항목별로는 합병 관련 금액이 9조4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양수도(1조1000억원), 분할(7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세계 M&A 거래 규모(1조7700억달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과 비교할 때 국내 M&A 거래 증가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M&A 시장에서는 대기업이 신성장동력 사업과 관련한 벤처기업을 M&A하기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합병이나 분할이 많았다. 특히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을 M&A할 경우 헐값 인수 논란이 많고 M&A보다 자체 인력 양성을 선호하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룹 내 유사업무를 하는 계열사 간 합병과 지주회사 설립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도 크게 늘었다. 반면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위한 대기업의 대외 양수도 및 합병 실적(4건)은 적었다.
M&A가 대부분 국내 기업을 상대로 이뤄진 점도 특징이다.
상반기 해외 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M&A는 2000억원 규모로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현재 많은 대기업 계열 금융사가 매물로 나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M&A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회사 설립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대기업의 합병·분할 등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규모면에서도 대기업 계열회사와 대우조선해양, 팬오션 등 대형 매물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M&A 추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M&A 시장 활성화를 위해 우량기업은 합병·분할 등의 주요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관련 법규 및 절차 등을 안내하고 관련 업무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기업가치 평가와 가격결정의 상세하고 충분한 공시가 이뤄지도록 해 투자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비상장회사의 합병 등에 수반되는 기업가치 평가 내용에 더 많은 관심을 쏟기로 했다.
M&A(합병, 분할, 양수도, 교환〃이전) 건수(반기별)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