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형 창업모델 만든다…스타트업 프로그램 `비더로켓` 가동

서울대학교가 학생 창업을 육성, 지원하는 스타트업 프로그램 ‘비더로켓’ 가동에 들어갔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가 출범시킨 ‘비더로켓’은 기존 창업경진대회와 인큐베이팅, 액설러레이션 프로그램을 결합해 3개월간 압축 성장할 수 있도록 한 학생 창업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팀을 대상으로 사무공간은 물론이고 숙소까지 제공해 최종적으로 제품이 완성되는데 집중한다. 서울대가 단과대 차원이 아닌 학교 차원의 창업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종래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재료공학부 교수)는 대학의 기술과 인재를 결합한 창업 보육 기능 강화와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렸다. 대학 특허 기술을 사업화하는 대학 기술지주회사가 창업보육에 나선 것도 넓게는 대학 자원의 사업화이며, 사회적 책임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대학의 지식을 어떻게 산업계에 유입시키고, 고용을 창출한 것인가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창업보육도 기술사업화의 한 형태”라며 “비더로켓 프로그램이 서울대형 창업모델의 출발이며, 나아가 한국형 모델인 ‘K창업’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가 진행하는 비더로켓은 기존 스타트업 프로그램이 이벤트성이 높고, 창업자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 네트워크와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점을 보완했다.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집체식 교육이나 강연, 멘토링은 최대한 줄이고, 창업자가 원하는 전문가와 기술에만 자문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사전 준비 단계부터 서울대는 물론이고 전국 창업동아리들과 정보를 나누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스타트업 선발부터 부트캠프, 보육과정을 아프리카TV에서 촬영해 방영하고 이후 교육 자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짧은 접수기간 동안 서울대를 비롯해 전국 대학생 창업팀 161개가 접수했고, 이중 7개팀이 선발됐다. 서바이벌을 거쳐 최종 론칭파티에는 3개팀만 남게 된다.

창업보육 사업을 전담하는 최인규 서울대 기술지주 변리사는 비더로켓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서울대 인근지역을 실리콘밸리처럼 창업의 메카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 변리사는 “대학은 무제한에 가깝게 기술과 인재가 나오는 곳”이라며 “실리콘밸리의 성장배경에는 스탠퍼드대학이라는 인재의 산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서울대 학생들과 창업에 관해 대화를 내놨다. 당시 한 대학원생이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게 어렵고, 학교가 창업을 장려하지도 않는다고 털어놓은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대학 고유의 역할은 연구와 교육이고, 교수 입장에서 위험이 많은 창업을 권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학생에게 무작정 창업을 권하거나 창업공간만 제공하는 식의 단순 지원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졸업하면 어떤 엔젤이나 벤처캐피탈도 흔쾌히 투자하겠다고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