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차세대 DTV 방송기술 연구센터(이하 ‘연세대센터’)는 차세대 방송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초고화질(Ultra-HD) 방송 등 차세대 방송 기술 연구에 앞장서며 이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최윤식 연세대센터장(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UHD TV시장은 향후 10년 뒤를 내다보고 일본과 중국이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는 분야”라며 “만약에 지금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이나 인재양성을 하지 않는다면 과거 아날로그TV 시장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1990년에 현대전자에서 디지털방송수신기를 준비했던 ‘DTV’ 1세대에 해당한다. 그는 우리가 컬러TV시장은 소니나 파나소닉같은 일본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일찌감치 HD방송을 시작하면서 디지털TV시장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같은 세계적 기업을 키울 수 있었다고 바라봤다.
연세대센터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끝에 UHD TV를 대상으로 여러 개의 고화질 화면을 하나의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여러 개의 영상채널이나 디코더가 따로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하나의 화면에 여러 개의 고화질 영상을 내보낼 수 있다.
최 센터장은 “UHD 방송 콘텐츠가 아직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과도기’에 해당하는 만큼 기존 HD방송을 활용한 고화질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에 활용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는 4개의 영상을 하나의 화면으로 보지만, 더 많은 영상을 한꺼번에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최근 KT와 개인 맞춤형 유저인터페스(UI) 제공을 위한 공동개발과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멀티미디어 방송통신서비스가 급증하면서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둘러싼 연구와 논의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연세대 센터가 개발한 ‘주파수 공유형 하이브리드 유무선 송수신 시스템’ 기술은 클라우드 기반 고화질TV 전송에 이동통신 다중입출력(MIMO) 시스템을 적용한 주파수 공유형 방송 시스템이다.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서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로,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주목받는 기술이다. 북미 차세대 DTV 표준인 ATSC 3.0에도 제안된 상황이다.
최 센터장은 “UHD 방송은 한정된 주파수와 콘텐츠로 아직 시장 초기 단계지만, 이런 때일수록 내수 시장의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합쳐 미래를 내다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윤식 연세대학교 차세대 DTV 방송기술 연구센터장(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국내 디지털방송장비시장의 현황이 궁금하다.
▲내수시장의 대부분은 외산장비다. 특히 방송장비시장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80%가 10~20명 정도로 셋톱박스를 조립하는 영세기업이다. 이들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는 것을 노력 중이지만, 공짜로 줘도 사업화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안은 무엇인가.
▲기술이전과 함께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실질적인 사업화와 중소기업의 성장기반이 마련된다. 일종의 매칭펀드 형식으로 기술기반 대출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전문인력 공급상황은 어떤가.
▲석박사급 인재 수요는 산업계에서 늘 원하는 전문인력이라 대기업이 먼저 데려간다. 중소기업에 취업을 강제할 수 없는 만큼, 정책적으로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재교육 과정의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 연구소, 기업 간 지속적 네트워킹을 지원해야 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