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기술`은 문화창조의 엔진

[ET단상]`기술`은 문화창조의 엔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의 결정체인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된 지 7년이 지났다. 채 1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매일 입는 옷처럼 우리 생활과 함께하는 필수품이 됐다. 지금 어린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대를 상상조차 하기 힘들 것이다.

스마트폰이 알려주는 알람소리로 하루를 시작하고, 출근길에는 뉴스를 검색하거나 게임을 즐긴다. 출장 중에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실시간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또 친구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화하면서 저렴하게 옷을 구매하는 정보도 주고받는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깨워주고’ ‘도와주면서’ 생활 속 친근한 친구이자 비서이며, 새로운 문화창조의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역사의 큰 흐름을 되돌아보자. 문화가 기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왔다. 증기기관(Steam Engine) 기술은 산업혁명을 일으켜 자본주의 문화를 태동시켰다. 인터넷과 디지털기술은 사이버 문화라는 새로운 세계를 일상으로 가져왔다. 휴대폰과 모바일 기술은 ‘엄지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문화현상을 촉발시켰다.

앞으로도 기술발전이 한 나라의 경제와 문화발전을 촉진하는 가장 큰 동인이 될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바꿔 말하면 기술이 없이는 문화나 경제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말이 된다.

변방의 작은 나라에 불과했던 우리나라가 열정과 손재주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세계 8위의 경제대국 위상을 확보했다. 지금 우리는 산업기술 역량을 더욱 높이고, 키우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창의성을 더함으로써 한 단계 더 성숙한 문화 창달과 더 나은 미래 창조에 국가적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를 위해 기술인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는 기술을 통해 자신의 창의성과 끼를 마음껏 발휘함으로써 기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과 토대를 조성해 줘야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기술에 대한 인식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3년간(2011~2013) 과학 올림피아드 참가 고교생 중 32%가 의약계 등 비이공계로 진학했다는 통계는 아쉬움을 갖게 만든다.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미국, 독일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기술을 우대하고 장려하는 문화가 사회전반에 뿌리 깊게 형성되어 있는 점을 생각할 때, 우리도 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기술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리 국민이 기술을 보다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형 기술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매년 11월 둘째 주를 ‘기술주간’으로 정해 기술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한 해 동안의 성과를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으로 마련하고 있다. 우수 기술과 공로를 세운 사람들에게는 포상도 한다. 좋은 결과물과 우수 인재는 우리나라에 기술 문화를 확산시킬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창조경제 핵심동력의 하나인 기술이 더욱 발전해 미래지향적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기술인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주고, 아울러 미래 기술개발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창의적 상상력으로 기술문화 형성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속적인 격려가 필요하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kslee402@moti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