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즈 - 최낙균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 간 신경전이 수수료 싸움으로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낮은 수수료가 가맹점 확보에 직결되는 만큼,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다 비방전으로 확대된 모습이다. 최근 배달앱 서비스 ‘요기요’는 ‘배달의 민족’의 광고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들어갔다.
요기요는 11월 13일 자사 수수료가 12.5%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1일부터 일부 프렌차이즈 업체를 뺀 모든 신규 가맹점은 ‘수수료 단일화 정책’에 의해 12.5%의 똑같은 수수료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달 1일부터는 수수료가 12.5%를 넘는 기존 가맹점 역시 12.5%로 수수료율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만약 종전에 12.5% 미만으로 수수료를 책정한 업체까진 상향하지는 않는다는 조건에서다. 요기요가 자사 수수료 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이번 발표 이전까지도 요기요의 평균 수수료율은 12.6% 선이었다”며 “전체 계약의 대부분이라 볼 수 있는 91%가 수수료율 13% 이하로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부분은 요기요가 수수료를 밝힌 이유다. 요기요는 지난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를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신고하는 한편 광고금지가처분 신청도 접수했다. 배달의 민족이 잘못된 정보를 광고‧홍보한다는 이유에서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 9월 주문중개 이용료(수수료)를 알리는 홍보 자료에서 “배달의 민족 수수료는 경쟁사의 2분의 1 수준”이라며 자사 수수료가 5.5~9%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수수료에 카드 결제나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 외부결제 수수료와 부가세가 더해져야 13.8%라는 내용이다.
문제는 해당 자료에서 비교한 업체다. 배달의 민족은 Y사 수수료를 11~20%라고 표기한 뒤 ‘카드수수료와 부가세 별도’라고 덧붙였다. 이 말대로라면 요기요의 수수료는 배달의 민족보다 많게는 20% 가까이 차이가 난다. 요기요가 배달의 민족의 자료를 놓고 강경하게 대응한 이유다.
요기요는 “타 배달앱 서비스 업체가 사실과 다른 광고를 진행해 요기요의 수수료율에 관한 부정확한 추정치가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덧붙여 배달의 민족은 수수료가 낮은 대신 광고비를 받고 있는데 수수료만 단순 비교한 것은 부당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배달앱의 수수료 논쟁은 이번에 처음 불거진 얘기가 아니다.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로 가중되는 소상공인의 부담이 논란이 된 뒤, 업체마다 자사 수수료가 낮다는 점을 앞다퉈 홍보해왔다. 서비스 특성상 업주를 많이 끌어오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또 낮은 수수료는 ‘소상공인과 상생’한다는 척도가 된다.
다른 업체인 배달통 같은 경우 “올해 9월 등록 업체가 업계 최대인 20만 개를 이뤘다”며 업계 최저 수수료를 자사의 강점으로 꼽았다. 올해 4월 치킨, 중식, 한식‧분식 등 3개 카테고리의 수수료를 한자릿수인 8%로 내려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고 마음을 잡았다는 식의 홍보다. 배달통의 계산을 보면 외부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실제 배달통 수수료는 4.5%대에 머문다.
참고로 배달통의 자료대로라면 배달의 민족에 등록된 업체는 13~14만 개, 요기요는 4만여 개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흘러간 신경전은 앞으로도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 3사가 배달 앱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업체가 주도권을 잡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므로 힘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가 최근 TV 광고 등 대형 마케팅을 이어가며 비방전까지 불사한 이유다.
또 최근에는 LG유플러스가 발업체인 ‘철가방’과 제휴해 ‘배달팩’서비스를 시작하고 소셜커머스 티몬 역시 지난 5월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바 배달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거래액 규모는 1조 원으로, 전체 음식 배달 시장의 10%까지 성장한 상황이다.
최낙균 nakkoon@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