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생산이 중단되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가 여전히 공공 부문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긴 수명과 화질,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하지만 노후화와 단종에 따른 사후지원(AS) 부재로 일부에서는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초 서울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과 4호선 회현역에 LG전자 60인치 PDP TV를 각 4대씩 설치했다. 서울시가 시정 홍보영상 등을 상영하는 ‘미디어보드’로 설치한 제품들로 LG전자는 서울시에 TV를 무상 제공했다. 2009년 시작한 미디어보드 사업은 당시 5호선 광화문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여의나루역에 첫 선을 보여 하루 14시간씩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는 5개역에서 운용 중이다.
하지만 외부 환경에 노출된 탓에 전원 꺼짐 현상, 화질 저하 등 빠른 노후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최대 수십만명에 이르는 유동인구와 지하 역사의 열악한 환경 때문이다. 최근 방진기능의 LCD패널을 쓴 디지털 사이니지 등이 출시됐지만 예산 등 제반 사정으로 수리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 시민소통담당관실 관계자는 “콘텐츠 저화질은 표준화질(SD, 640×480)로 제작하는데 따른 원인도 있다”며 “PDP TV는 유지보수 업체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종에 따른 AS 중단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tbs)은 2005년 1~4호선 각 역사에 설치한 방송 상영용 삼성전자 50인치 PDP TV(SPK-50S5HD) 132대 중 올해 패널 고장을 일으킨 10개 역사 TV에 대해 지난 7월 삼성전자 서비스로부터 수리불가 통보를 받았다. 출시 9년 경과에 따른 부품 단종 때문으로 tbs와 서울메트로는 지난 8월 5개 역사의 PDP TV를 철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부품 의무 보유연한이 7년으로 이들 제품에 대한 부품 보유 의무는 없다. 하지만 향후 이들 TV의 교체 수요가 대거 몰릴 경우 상당한 재정 압박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수리불가품에 대해서는 감가상각에 따른 보상을 하고 있지만 가치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tbs 관계자는 “새 TV로 교체해야 하지만 예산이 내려와야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지방정부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교체는 요원하다. 서울시는 올해 예산 결제일 기준으로 10월까지 SPK-50S5HD 25대 등 모두 27대의 tbs 운용 PDP TV 수리를 삼성전자 서비스로부터 받았다. 수리비용이 1대당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가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체 공공부문의 PDP TV 수리비용 부담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