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에너지처럼 절약, 물절약전문업(WASCO) 키운다

정부가 물도 에너지처럼 절약하기 위해 ‘물절약전문업(와스코)’ 육성을 추진한다. 성공을 거둔 1차 시범사업에 이어 내년 2차 사업을 수행하고, 유형별 표준 절수량 기준 설정과 와스코별 실적 공개 등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보완에도 나선다. 장기적으로 와스코 산업 활성화를 위해 장기 저리 사업비 융자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17일 수자원 낭비를 줄이고 물 절약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와스코를 육성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 하반기 와스코 관련 세부 규정을 만들고, 3개 군부대를 대상으로 한 첫 시범사업에서 ‘수도요금 45% 절감’의 효과를 거뒀다. 정부는 이 사업에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먼저 내년 육군 3사관학교·3군단·5사단, 공군 교육사령부 4개 부대를 대상으로 2차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육군본부와 공군본부가 사업을 관리하고 환경관리공단이 발주·평가·계약 단계를 지원한 후 성과 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군부대 외에도 추가 우수 사례를 발굴해 와스코 홍보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내년 건물 특성에 따른 대표 건물을 유형별로 구분하고 표준 절수량을 설정해 와스코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한다. 와스코와 물 절약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에게 해당 사업에 대한 표준을 제시해 물 절약 잠재량 파악 등 이해를 돕기 위한 작업이다.

보유장비·기술인력·사업계획서를 기술하는 정도로 쉬운 와스코 등록 요건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폐업·도산 등 문제를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도 보완한다. 매년 와스코의 영업 실적을 공개해 사업 수행 능력 유무를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와스코들이 요구한 금융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지금은 와스코에 등록하면 ‘정부가 보증하는 물절약전문기업’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뿐이지만, 앞으로는 와스코 등록 기업에 대해 정부가 사업비를 장기 저리로 융자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정회석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은 “군부대와 학교 등 수돗물을 다량으로 사용하면서 누수율이 높은 시설을 중심으로 물 절약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수 사례를 적극 발굴해 민간에서 와스코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스코는 물 절약 전문 사업자가 물 사용자의 시설에 누수 저감 또는 절수기 설치 등을 대행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물 절감액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