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온라인상 데이터 형태로 존재하는 디지털 가상 통화다. 실제 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관리나 운용을 하려면 데이터 취급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해킹으로 인해 예금을 잃는 비트코인 은행이 폐쇄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 만큼 핵심 데이터를 보관하는 건 더 중요해졌다. 인터넷에 정보를 두지 않고 오프라인에 저장하는 냉장 보관(Cold Storage) 형태가 주목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이런 냉장 보관을 위해 비트코인 정보를 저장하는 NFC 칩을 양손 손바닥에 삽입하는 수술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 시술을 한 사람은 네덜란드 기업인 미스터비트코인(Mr.Bitcoin) CEO를 맡고 있는 마틴 위즈메이어(Martijn Wismeijer) 등 남녀 몇 명이다. 이 회사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ATM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시술은 네덜란드 내에 있는 스튜디오(Piercing Studio Utrecht)에서 이뤄졌다. 그는 암스테르담에 개업한 다른 의사에게 시술을 의뢰했지만 치료 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당해 피어싱 스튜디오 운영자에게 의뢰한 것이다.
실제 장면을 보면 주사기를 왼손에 삽입해 힘을 줘서 캡슐을 삽입한다. 캡슐 크기는 너무 작아서 외형은 거의 판별하기 어렵다. 이 칩은 미스터비트코인 간부 체내에 집어넣어 회사 측이 운영하는 비트코인 마스터키를 해제하기 위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인증을 끝내면 스마트폰으로 실제 자금을 전달해주는 구조인 것.
위즈메이어는 양손에 NFC 칩을 1개씩 넣었다. 한쪽에는 주소록 같은 데이터를 저장해 NF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다른 손바닥에는 암호화된 비트코인 개인키를 저장했다.
내장 칩은 NFC 타입2와 호환되는 NTAG216 RFID 칩 세트를 2×12mm짜리 생체 유리 용기에 내장한 xNTi라는 캡슐이다. 인터넷을 통해 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켑슐 전용 삽입 기구도 세트로 함께 판매한다고. 내장 칩은 888바이트까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NFC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위즈메이어는 앞으로 집도 손만 대면 문이 열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앞으로 데이터를 취급하는 방법을 생각할 때 흥미로운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