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장이 창업 초기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성장을 지원하는 모험자본시장으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말에 채찍을 가하는 ‘주마가편’식 활성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망한 중소·벤처기업을 유치해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자금줄이 돼줄 수 있는 유동성 유입 환경이 미흡해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코넥스 시장의 외형은 분명 커졌다. 개설 당시 21개사, 시가총액 4689억원이었던 것이 지난 14일 현재 62개사, 시가총액 1조3132억원으로 세 배 정도 늘어났다.
하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아직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다. 올해 1일 평균 거래량은 4만6000주로 지난해 6개월간의 6만주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달 들어 8만7000주로 크게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코넥스 시장의 가장 큰 과제로 거래량 증가를 꼽고 있다.
영국의 에임(AIM)과 같은 성공적인 신시장으로 자리 잡으려면 현재 3억6000만원(누적) 규모인 1일 평균 거래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4일 일일 거래량이 25억원을 넘은 적도 있지만 이 역시 보편적인 결과로 보기는 힘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코넥스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몇 가지 과제에 공통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전문가가 운용하는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예탁금 규제를 완화, 코넥스 시장 매매수량단위 1주로 변경 등이 뒤따랐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코넥스 투자전용 벤처캐피털(VC) 펀드 조성에 목소리가 높다. 코넥스 상장기업에 일정 비율 이상을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VC 특수목적펀드를 조성해 추가적인 기업육성자금 공급 촉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수요기반 확충의 가장 우선되는 정책이다.
가장 빠른 접근법으로 제시되는 방안이 정부가 운영하는 모태펀드를 활용한 코넥스 전문펀드 조성이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도 현재 시장에서 펀드 결성 필요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우선주 주식의 상장 허용 목소리도 나온다. 코넥스에서 거래가 가능한 증권은 보통주로 한정돼 있어 VC의 주요 투자수단인 상환전환우선주 거래가 제한적이다. 상장을 위해 보통주로 전환하면 투자자 이익이 줄어 코넥스 상장을 꺼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이외에도 거래대상 및 시장참여자가 제한된 코넥스의 거래 촉진을 위해 개인투자자의 예탁금기준 완화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 중심 산업 패러다임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지식기반 혁신형 산업을 지향하는 중소·벤처기업 육성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이의 기반이 되는 코넥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