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상장으로 가는 또 다른 길, 코넥스

[이슈분석] 상장으로 가는 또 다른 길, 코넥스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창업 생태계를 위한 창조경제 혈관인 ‘코넥스(KONEX)’ 시장이 탄생 500일(지난 12일)을 넘겼다. 지난해 7월 1일 개장 이후 적지 않은 부침을 겪은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과 장외시장 사이의 ‘가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제도가 도입된 지난 7월 이후 이전상장이 활기를 띠고 상반기 주춤했던 상장 온기가 다시 돌고 있다. 단주 거래가 처음 도입된 이후 표정은 한결 다르다.

◇하반기 상장 활발…연말 ‘봇물’

1월 이후 코넥스 상장사는 총 61개사다. 17일 상장 심사를 청구한 세신버팔로를 포함해 바이오리더스와 엘스트로 세 기업이 상장심사를 받고 있다. 상반기 신규 상장이 부진했던 코넥스 시장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55개였던 코넥스 상장사 수가 하반기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 관계자는 “이달 남은 기간 추가로 세 업체 이상이 상장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며 다음 달 초까지 예정기업을 추산하면 꽤 많은 기업이 상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7일 기준 코넥스 상장사 시가총액은 1조3089억원으로 지난 6월 말 1조1815억원 대비 10% 이상 늘었다. 지난해 7월 시장개설 시 21개 상장사 시가총액 4689억원 대비 179% 증가한 것이다. 11월 둘째 주 기준 누적 거래대금은 1228억원을 넘어섰다.

제도 덕도 크다. 지난 6월 30일 ‘기업 상장 활성화 방안’ 시행 이후 상장과 거래가 늘고 있다. 1~5월 2억~3억원을 오가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하반기 늘어나 17일 5억6400만원 선이었다. 지난 4일 25억원을 돌파해 일평균 거래대금 최고치를 돌파한 이후 3억~8억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단주거래 허용과 시간외대량매매제도 도입이 시작된 17일 980주 단주가 약 4700만원어치 거래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100주 미만 짜리를 거래할 수 없었던 투자자들이 거래에 나서면서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며 “시간외대량매매도 수요가 있을 때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패스트트랙의 힘’…이전상장 탄력

코넥스 시장의 매력은 무엇보다 코스닥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점에 있다. 신속이전상장 제도라고 불리는 패스트트랙 제도는 매출액 요건을 완화하고 경영성과가 뛰어난 기업의 이전상장을 허용했다.

올해 세 기업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했으며 두 기업이 합병으로 각각 코스닥과 코스피 시장으로 옮겨 지금까지 다섯 기업이 이전상장했다. 연말까지 세 기업이 추가로 이전상장할 예정이며 내년 이전상장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전상장 수요가 많으며 패스트트랙 제도 시행으로 1년 이상 상장한 법인을 중심으로 이전을 준비하는 기업이 많다”면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들어오는 기업도 많으며 올해 결산 이후 내년에는 한층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전상장이 늘어나면서 일일 거래량도 불어났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이 확정된 기업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나면서 상반기 대비 하반기 일일 거래대금도 큰 폭 늘어났다.

코스닥 시장으로 이동하는 징검다리 역할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기술력과 장래성을 갖춘 기업일수록 코넥스 시장의 이 같은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제도적으로 전문엔젤투자자, 벤처캐피털(창투사·창투조합)이 발굴해 20%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의 코넥스 시장 상장 요건이 완화되면서 유망 중소·벤처기업 입문도 늘고 있다.

◇전문·개인·기관투자자 혼선…과제도 남아

11월 둘째 주 기준 코넥스 시장의 개인투자자 시장 참여는 꾸준히 증가해 가장 높은 매매비중 62%를 차지했다. 코넥스 시장을 전문투자자 혹은 개인투자자 중심 시장으로 육성할 것인지는 이견이 있다.

벤처캐피털(VC) 업계는 전문투자자 중심 투자수요가 확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규모가 작고 위험성이 큰 기업에 투자가 많은 코넥스 시장은 전문·기관투자자 영역으로 키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사나 지정자문인 등 기관투자자의 코넥스 시장 투자 규제 완화 요구가 거세진 배경이다.

개인투자자 참여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재계를 중심으로 기본예탁금 하향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 “중소기업 자금시장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일반투자자 기본 예탁금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대한상의는 “3억원의 기본예탁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고 상장된 기업의 정보가 부족한 코넥스 시장 특성을 감안해 시장참여자를 어느 정도 위험감수 능력을 갖춘 투자자로 제한하려는 제도”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취지에도 매매가 활발하지 못해 거래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코넥스 시장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목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각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새누리당)은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일평균 거래대금이 100만원도 안 되는 종목 수가 23개나 된다”고 지적했다.

표. 올해 코넥스 시장 상장사 (자료:한국거래소)

표. 11월 코넥스 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표. 투자주체별 거래현황 (2013.7.1~2014.11.14)

표. 시장 주요 기록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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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