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가 논란이 되는 이유중에 하나는 TV홈쇼핑(이하 홈쇼핑)과의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쌍방향 데이터방송 기반이라는 측면에서는 홈쇼핑과 명확한 차이가 있지만 일반 시청자가 채널을 돌리다 T커머스 화면을 봤을 때에는 홈쇼핑과의 구별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홈쇼핑업계는 T커머스을 ‘유사홈쇼핑’이라고 불만을 토론한다. 데이터방송만을 해야 하지만 동영상 형태로 상품을 판매하고, 최근에는 허용되지 않는 쇼핑호스트를 변칙적인 방법으로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홈쇼핑업체 한 관계자는 “쇼핑호스트 얼굴이 등장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며 “이건 분명히 기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정부의 명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 뿐만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주문 방식 등에서도 홈쇼핑과 차이가 없다며 오해의 소지가 크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주장과 관련 T커머스가 나름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설프게 홈쇼핑으로 묻어가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서비스로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유사홈쇼핑 비판도 면할 수 있고 T커머스 파이(시장규모)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송법에 따르면 T커머스는 ‘상품 소개와 판매에 관한 전문 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로 분류한다. 특징으로는 쌍방향 데이터통신으로 방송 프로그램과 전자상거래를 연동했다. 단순히 TV에서 나오는 방송을 보면서 쇼핑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카테고리를 찾아 들어가 필요한 상품 영상을 찾는 방식이 기존 홈쇼핑과는 확연한 차이라는 것이다. 또한 방송시간에 상관없이 주문형비디오(VoD) 시청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쇼핑할 수 있다는 점도 차이다.
현재 T커머스 사업자는 10곳이 있다. TV홈쇼핑 계열인 GS홈쇼핑·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 등 다섯 곳과 이미 T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는 KTH와 아이디지털 그리고 SK브로드밴드, TV벼룩시장, 드림커머스 등이다. 다섯 곳 TV홈쇼핑 사업자들은 공동의 T커머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T커머스는 구현 방식에 따라 독립형과 연동형으로 구분된다. 독립형은 독자 채널 서비스 방식으로 일반 T커머스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다. 상품 검색이 가능하고 전화가 아닌 TV상에서 결제가 이뤄진다. 연동형 T커머스는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와 연계해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홈쇼핑에서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발전 가능성은 높지만 아직 기술적 진화가 더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연동형 T커머스 시장 잠재력을 높게 본다. 특히 간접광고(PPL)와 T커머스의 결합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예컨대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라든지 또는 읽고 있는 책을 몇 번 클릭으로 검색과 함께 바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N스크린 서비스도 T커머스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터넷쇼핑몰업체인 이베이는 2011년 스마트폰용 N스크린 애플리케이션으로 TV에서 나오는 방송프로그램과 관련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연동형 T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사, 방송사 등의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며 “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이들의 생태계 구축 및 선점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앞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