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회사의 바젤Ⅲ 적용이 일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이 대응을 본격화했다. 바젤Ⅱ에서 은행과 카드사 중심으로 적용됐던 리스크관리가 바젤Ⅲ에서는 증권·보험·저축은행·캐피털 등 금융계열사로 확대된다. 은행지주회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구축, 금융감독원에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은행 대상으로 적용되는 바젤Ⅲ 1단계는 2013년 12월 시행됐다.
하나금융그룹을 필두로 신한·KB 등 금융그룹 차원으로 바젤Ⅲ 대응을 본격화한다. 금융그룹은 대부분 기존 은행이 적용한 바젤Ⅱ 신용평가모형을 바젤Ⅲ에 맞게 고도화해 그룹 표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추진하는 하나금융그룹은 대규모 바젤Ⅲ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은행 신용평가모형, 그룹 차원으로 활용
바젤Ⅲ 도입으로 은행지주회사는 최소자본규제를 현행 연결자기자본비율 8%에서 보통자본비율 4.5%, 기본자본비율 6%, 총자본비율 8%로 세분화해야 한다. 자본보전완충자본을 도입해 손실을 흡수하거나 신용등급 기능을 지속, 최저규제 비율 이상으로 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자본보전완충자본은 최소자본비율 규제와 달리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달시 이익배당, 자사주매입 등 이익의 사외 유출이 단계적으로 제한된다. 은행지주회사 대상 적기시정조치 발동요건도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로 세분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바젤Ⅲ는 유동성 차입금 리스크관리 등 규제 수준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은행지주회사는 바젤Ⅲ 대응을 위해 은행 외 증권·보험·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에도 표준화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야 한다. 바젤Ⅱ보다 자본과 리스크 인정 범위를 강화한 바젤Ⅲ를 준수한 신용평가모형 적용이 필요하다.
대부분 은행지주회사는 바젤Ⅲ에 맞춘 은행의 신용평가모형을 표준 모형으로 개발, 그룹 표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용평가모형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비은행 계열사 기간시스템과 연동,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근 은행을 인수한 금융지주는 상이한 리스크관리 체계 통합으로 다소 프로젝트가 복잡하다.
◇200억원 하나금융 프로젝트 등 다수 추진
하나금융그룹의 바젤Ⅲ 대응이 대표적 사례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앞두고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 대규모 바젤Ⅲ 대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2013년도부터 컨설팅을 시작한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의 신용평가모형 구축을 지난해 착수했다.
기업 부도마트와 기업·소매 분류시스템, 기업신용평가모형시스템, 소매신용평가모형시스템, 그룹위험측정요소적용시스템 등을 구축한다. 하나금융그룹은 내년 상반기까지 금융계열사가 동일한 기준의 신용평가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황효상 하나금융지주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그룹 기준의 신용평가시스템 구축으로 금융감독원 규제에 대응하고 그룹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인수한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도 기존 부산은행과 전북은행 등과의 공통된 리스크관리 체계 수립을 위해 바젤Ⅲ 사업을 본격화한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은행과 인수한 은행 간 상이한 신용평가모형을 표준화해야 한다”며 “프로젝트가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 은행지주회사는 대부분 은행 모형을 활용, 비은행 계열사 시스템에 연동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유사한 프로젝트를 착수, 진행하고 있다. KB금융지주도 같은 방식의 바젤Ⅲ 대응 프로젝트를 12월 발주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용어설명
바젤Ⅲ=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2010년 9월 스위스에서 열린 중앙은행 총재와 감독기관장 회의에서 결정된 국제은행자본규제다. 현 은행자본규제인 바젤Ⅱ를 대폭 강화했다. 은행은 1단계로 2013년 12월, 은행지주회사는 2단계로 2016년 1월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