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구리 전력선보다 10배 많은 전기를 전달할 수 있는 직류 초전도 케이블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실증 실험에 들어간다. 크기도 구리전력선의 5분의 1에 불과해 상용화 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도심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LS전선(대표 구자은)은 지난 10월 말 제주 초전도센터에 직류 80kV급 초전도 케이블 설치를 완료하고 19일부터 6개월간 실 계통(Grid)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초전도 케이블 개발을 시작한 LS전선은 2004년 덴마크,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교류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직류 제품 개발에 성공, 교류와 직류 기술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회사가 됐다는 설명이다.
초전도 케이블은 기존 구리케이블에 비해 크기가 20%에 불과하지만 송전량이 교류는 5배, 직류는 10배에 이른다. 영하 196도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 현상을 응용해 송전 중 손실되는 전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높은 기술 장벽으로 현재까지 프랑스 넥상스, 일본 스미모토 등 5개 업체만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전력구와 관로 등 설비를 그대로 활용해 케이블 교체만으로 전력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전력 사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도심에서 활용도가 높다. 전력구를 새로 건설하는 경우에도 터널 단면을 60% 이상 줄일 수 있다.
향후 초전도 케이블이 상용화와 장거리 송전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개발이 진행되면 전력 설비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전소에서 도심까지 전력을 보내는 데 필요한 변전소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교류를 직류로 바꾸지 않아도 전력 손실이 없어 변환소도 불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구자은 LS전선 사장은 “초전도 케이블은 더 이상 ‘꿈의 케이블’이 아니다”라며 “LS전선은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해외 진출로 고효율·친환경 에너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