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산업기술인의 자긍심이 곧 경쟁력이다

[ET단상]산업기술인의 자긍심이 곧 경쟁력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현재 전 세계 경제상황은 당시만큼 끔찍하지는 않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한민국 경제는 이전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저성장 사회’로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을 겪는 것은 아닐지 우려를 갖게 한다.

그러나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가 “기회는 침체되는 산업에 문을 두드리는 자에게 찾아오고, 성장의 기회는 장기 불황의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말했듯, 아무리 사양 산업이고 불황이라 하더라도 준비된 상태에서 어려운 시장에 뛰어드는 자만이 결국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려운 시장을 헤쳐 나갈 준비란 무엇일까?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 확보 아니겠는가.

세계는 지금 소재 개발 전쟁 중이다. 소재 산업은 최종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간재 성격을 가진다. 또 전체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다.

새로운 기술 혁신과 창조적 기업이념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소재 분야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원부족, 기술 장벽 등 무수한 어려움이 산재돼 있다.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소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소재 개발은 연구가 어려운 것에 비해 기술이전 등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다. 소재가 개발되고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은 대체 제품이 있기 때문이다. 35년간 한 우물을 파온 기업인으로서 원천기술의 부족함을 항상 느끼고 있다.

기초 과학기술이 부족해 선진국과의 기술제휴로 항상 로열티를 지불해 국고를 낭비했으며, 기술력 확보로 신제품 개발 후에는 가격경쟁력 및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 항상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따랐다.

중소·중견기업에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시설과 같은 기초 인프라가 부족하다. 정부가 중소기업이 최소한의 인프라는 갖추도록 투자하고, 강소기업과 중견기업 중 투자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세액공제 혜택 등을 주면서 정부차원에서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분돼 있는 조세제도 정비가 필요하며, 정부 차원의 수출보증 지원, 우수인력의 중견기업 유입으로 기술역량을 강화하도록 산학협력체제 지원, R&D나 설비투자를 위한 직접적인 금융지원이 중요하다. 또 기술개발 훈장 등 각 포상업체에는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지원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

독일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처럼 우리도 우리만의 ‘히든 챔피언’을 키워야 한다. 기업이 묘목만 키우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되며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 곳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 기술대상은 기업인 그리고 기업들에 기회이자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기업인들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 양성해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돼 기업 원천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상 기업인으로서 자긍심보다 우리 경제에 힘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세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진다. ‘사람과 기술을 통해 고객·구성원·사회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회사 경영이념에 발맞춰 기업가정신과 사명감을 더욱 새롭게 해 대한민국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다.

박사옥 희성소재 대표 sopark@hsm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