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위치부터 자외선·온도·습도까지 ‘제6의 감각’ 선사하는 `스마트폰 센서전성시대`

요즘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위치는 기본이고 기종에 따라 주변 환경의 자외선과 온도, 습도까지 알 수 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센서가 사람의 오감으로 느끼기 어려운 다양한 감각을 정확히 측정하며 ‘제6의 감각’ 기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슈분석]위치부터 자외선·온도·습도까지 ‘제6의 감각’ 선사하는 `스마트폰 센서전성시대`

그동안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카메라 화소와 디스플레이, 두께, 프로세서 등 핵심 성능을 차별화 요소로 부각했다. 프리미엄급 신제품이 공개될 때마다 소위 ‘스펙’ 비교가 어김없이 이뤄졌으며 혁신과 기술력의 상징으로 강조돼 왔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드웨어 성능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각종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센서’가 전면으로 부상했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에 지문인식 센서가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센서 경쟁이 촉발됐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IHS테크놀로지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센서 세계 시장은 오는 2018년까지 2012년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비해 세배 가량 증가한 65억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중 20억달러 이상을 생체인식과 자외선, 가스 등 신흥 센서 산업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작인식과 조도, 근접 센서 등 스마트폰 등장 초기부터 적용된 기존 센서군과 더불어 향후 센서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란 설명이다.

신흥 센서군의 대표 선수는 지문인식 센서다.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5S에 처음 적용했고 올해는 이를 활용한 금융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선보이며 센서 주도 열풍을 이끌고 있다. 화웨이와 오포 등 중국 업체들도 줄이어 최신 제품에 지문인식 센서를 반영하는 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지문인식 모듈 전문업체 크루셜텍 관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지문인식 모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며 “화웨이와 오포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에서 관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시리즈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했지만 헬스케어 분야 특화 센서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 노트4와 노트 엣지에 자외선(UV) 센서와 심장박동 센서를 추가해 주목받았다. 당초 체내 산소포화도 측정 센서까지 넣을 예정이었지만 국내 의료기기 등록 규정문제로 해외 일부 기종에만 적용했다.

갤럭시S4와 노트3 등 기존 기종에 들어갔던 온도와 습도 센서는 빠졌다. 내장 애플리케이션인 ‘S헬스’의 쾌적도 알림 기능에 활용했지만 소비자 조사 결과 이용률이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센서 추가가 결국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활용성과 범용성 등을 고려해 탑재 여부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헬스케어 유망…감정 읽는 센서도 개발 중

지문인식과 UV 등 실제 탑재된 센서의 뒤를 이을 유력 주자로는 각종 헬스케어와 환경 관련 센서들이 꼽힌다.

김태원 파트론 센서사업팀장은 “심전도 센서와 체지방 센서 등 건강 관련 센서 모듈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패키징뿐만 아니라 관련 알고리즘도 같이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모그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중국에서는 유해가스와 대기질 측정이 가능한 가스 센서에 대한 관심이 높다. 킥스타터 등 해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는 외부 액세서리형 가스 센서 모듈이 출시돼 이목을 끌었고 스위스 소재 센서 전문 기업 센시리온도 2015년 출시를 목표로 가스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할 만큼 크기를 소형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사용자의 감정을 읽는 센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베이징 연구소가 ‘무드스코프’ 관련 보고서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스마트폰 이용 행태와 생활 패턴 등 데이터 수집에 기반한 것으로 특정 감지소자를 활용하는 일반적인 센서와는 차이가 있지만 일종의 감정 인식 센서로 거론되고 있다.

곽찬 신양증권 선임연구원은 “스마트폰에 다양한 센서 탑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조 원가 문제와 외관 디자인 문제 등이 있는 만큼 앞으로 2~3개 정도의 센서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부품 원가와 사용자 효용성, 양산 역량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센서가 스마트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