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사태로 회장과 행장이 사퇴한 데 이어 금융감독원장까지 옷을 벗었지만 KB 사태 정점에 있는 KB금융 사외 이사진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배구조 개편을 의결했다. 뿐만 아니라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도 결의했다.
이처럼 KB사태를 방관했다는 이유로 사퇴 압력을 받은 KB금융 이사회가 지배구조 개편의 주체로 나서자 KB는 물론 금융권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일부 사외이사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서 권한만 있고 책임은 지지 않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외이사들이 특정전문직이나 직업군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자기 권력화(Clubby Boards)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라고 KB 사외이사진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부 사례가 보여주듯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난맥상은 주주가치와 해당 회사의 건전경영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금융 시스템안정과 신뢰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재 KB금융 이사회 멤버로는 무엇을 한다고 해도 KB가 금융당국이나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없다”며 “이사회의 빠른 퇴진만이 KB를 정상화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 역시 “최수현 금감원장까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원장까지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자리지키기는 더이상 명분이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사외이사들의 사퇴 거부로 가장 큰 고민에 빠진 사람은 윤종규 회장 내정자다. 윤 회장은 오는 21일 주총을 통해 정식 수장에 오른다.
금융위는 최근 예방한 윤 내정자에게 LIG손해보험 인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시급한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SR타임스
이행종기자 srtim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