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혁신 3.0]위기의 제조업, 실적부진 언제까지

우리나라 제조업의 위기는 최근 실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실적이 부진하면서 관련 중소기업도 덩달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내수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달러 강세, 엔화 약세 등 대외적인 악재가 겹쳐 우리 제조업체의 실적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달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앞서 공개한 잠정치(4조1000억원)보다도 400억원 적은 4조6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올해 2분기(7조1900억원)보다 43.5%, 작년 같은 분기(10조1600억원)보다 60.05%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돈 것은 2011년 4분기(4조6700억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아 최근 3년간 실적을 이끌어온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1조7500억원으로 떨어진 것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이 됐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3분기보다 5.8% 늘어난 173만9253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매출(현대차 21조2804억원, 기아차 11조4148억원)은 0.7%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 합계는 작년보다 18.1% 줄었다.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은 환율하락과 파업 등의 여파로 작년 3분기(2조101억원)보다 18.0% 감소한 1조648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4분기(1조2370억원) 이후 15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동기 9.7%에서 7.7%로 떨어졌다.

두 대기업의 실적 악화는 수많은 중견·중소 협력업체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더 큰 문제는 대내외적 여건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지금의 상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엔화 약세, 미국 양적완화 종료 등 대외적 악재까지 겹치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등 신흥 제조업 강국이 빠르게 우리 자리를 대체하고 있어 과감한 정책과 제조업 혁신 없이는 우리 제조업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실질실효환율로 본 원·엔 환율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엔화가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통계치가 제공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엔저 위협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