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위기에 빠진 한국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 중인 ‘제조업 혁신3.0 전략’이 지난 6월 발표 이후 5개월째 본격 가동을 못하고 예열을 반복하고 있다.
매달 열기로 했던 제조혁신위원회는 지난 7월 1차 회의 이후 한 차례도 소집되지 않았다. 연말 종합대책으로 묶어 발표한다는 이유로 세부 추진계획 수립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제조혁신 드림팀’을 표방하며 발족한 민관 합동 제조혁신위원회가 1차 회의 이후 한 차례도 전체 회의를 열지 못했다.
위원회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산학연관 전문가 26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정부와 협회·단체뿐 아니라 황창규 KT 회장, 김종갑 지멘스코리아 회장,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 산업계 인사도 두루 참여해 기대를 모았다. 산업부는 7월 발족을 겸한 첫 회의를 개최하고 매월 1회 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위원만 참여한 비공식 소모임만 몇 차례 있었을 뿐 위원장이 참석하는 공식 회의는 지금까지 열리지 않았다. 애초부터 대외 일정이 많은 장관과 대기업 대표를 매달 한자리에 소집한다는 계획 자체가 무리수였다.
세부 추진계획 수립·발표도 조금씩 늦어지는 모습이다. 당초 산업부는 지난 6월 제조업 혁신3.0 전략을 발표하면서 하반기에 6개 세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에너지 신산업 창출방안과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SC) 강화 방안만 제때 발표됐다. 8~9월 발표한다던 13대 산업엔진별 세부 추진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계획은 일부 사업만 선보였다. 나머지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와 동북아 R&D허브 도약 전략은 11~12월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위원회는 8~9월 전체 회의를 추진하다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열지 못했다”며 “소그룹 형태로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부계획에 관해서는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우나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다소 지연됐다”고 전했다.
<단위:% / ※자료:OECD>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