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을 비롯한 공기업 전력계열사들이 대부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쪽으로 인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공공 전력기업들의 올해 인사이동 관전 포인트다. 공공기관 선진화에 따른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그룹사 안팎에서는 올해 연말 인사가 조직개편보다는 경영 관리와 보직 순환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해외사업과 같은 신규 업무보다 본연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데다 전반적으로 신규 배치 인원과 승격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본부 차원에서 가장 큰 변화를 준 곳은 맏형인 한전이다. 한전은 이번 인사 이동에서 협력안전본부를 신설했다. 7개 본부 체제가 8개로 확대됐다.
신설된 협력안전본부는 한전 본사 나주 이전과 최근 국민안전처 신설에 따른 변화다. 해당 본부는 나주 이전 이후 지역 주민들과 소통 업무를 우선 담당하게 된다. 이와 함께 업무별 안전 업무를 관리할 예정이다. 첫 본부장으로 여성구 본부장이 선임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담겨 있다. 여 본부장은 광주 출신으로 직전까지 광주전남지역본부장으로 있었다. 나주 본사에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의 임무가 주어진 셈이다. 여기에 영업·관리·정보·IT 등 한전 내에서 근무 경험도 다양해 사업처별 안전관리 점검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동안 공석으로 박규호 부사장이 겸직했던 관리본부장도 심유종 전 남서울본부장이 맡게 됐다. 조직의 인사·노무·자산관리 등을 담당하게 된다. 나주 이전과 인사 이동을 앞두고 관리본부장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긴급 수혈했다.
이밖에 바뀐 본부장 직군은 두 곳이다. 영업본부장으로 선임된 김시호 전 비서실장은 한전 내 영업통이다. 해외사업본부는 한전 내 몇 안 되는 해외사업파 인물 중 한 명인 이장표 본부장(전 충북지역본부장)이 살림을 맡았다.
한전과 달리 발전공기업들의 올해 인사는 변화를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아직 남동·중부·남부만 인사를 발표했지만, 일부 발전사의 경우 승격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5분의 1로 줄었을 정도다. 인사 이동을 축소하는 대신 보직 순환을 활발히 하고 경영·관리 부문을 강화하는 시도는 엿보인다.
중부발전은 발전소 수장들을 보직 순환하는 데 중점을 뒀다. 대표적으로 보령화력본부장이었던 곽병술 본부장이 서울화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인천화력본부 유성종 본부장이 보령화력본부장을 맡았다. 인천화력본부장에는 보령화력 기술지원실장으로 있었던 박소민 본부장이 담당하게 됐다.
남동발전 역시 발전소장 등 현장 직군에서의 보직 순환이 많았다. 송광식 영흥화력본부장이 관리처장으로 오는 등 기술직군과 관리직군 구별을 없애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대표 발전소인 영흥과 삼천포에 각각 경영지원처를 지원하는 녹색지원실을 별도로 둬 발전소 현장에도 경영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한국전력의 본부장급 이하 직군 인사와 나머지 전력 그룹사들의 인사는 이번주부터 단계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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