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업계가 최대 성수기인 겨울을 앞두고 때아닌 실적 악화 우려에 비상에 걸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 겨울도 따뜻할 것으로 예상돼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년 실적까지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도시가스 판매 기업은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인해 동계 판매량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도시가스 업계는 보통 연간 매출의 30~40%를 겨울철에 올린다. 대표 난방 연료인 도시가스 수요가 이 시기 급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런 공식이 깨졌다. 도시가스 판매량은 혹한이 잦았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겨울철의 안정적 매출에 힘입어 연평균 10%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겨울철 평균 기온이 약 1도 이상 상승한 지난해부터 동계 판매량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33개 도시가스 사업자의 총판매량은 30억1672만㎥으로 전년 같은달 대비 9.8% 감소했다. 이어 올해 1·2월 판매량도 전년 대비 각각 12.5%, 8.6% 급감했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난방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겨울철 기온이 평년 수준을 되찾으면 올초 판매량 부진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올 연말 겨울 기온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판매량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 겨울 기온은 지난해와 유사하다. 겨울 평균온도가 평년 대비 1도 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봄·여름철 수요 감소도 본격화되고 있어 올해 자칫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안팎으로 따르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도시가스 사업자 삼천리의 지난 8월까지 누적 도시가스 판매량은 24억3821만㎥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5% 감소하는 등 전국 30여개 업체 판매량이 하락하는 추세다.
도시가스 업체 관계자는 “지난 겨울 기온 상승으로 올해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또 다시 동계 판매량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시가스 수요처는 쉽게 늘어나지 않고 저유가 기조로 인해 산업용 연료도 B-C유로 대체되고 있어 대다수 기업들이 역성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전국 도시가스 판매량>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