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권수영 교수, 복식호흡 유도하는 신개념 힐링미러 개발

연세대학교 권수영 교수, 복식호흡 유도하는 신개념 힐링미러 개발

지하철이나 도로변에 스마트폰의 화면에 온 정신을 빼앗긴 현대인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화려한 미디어 이미지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는 현대인의 시각을 활용해 건강을 도모하는 새로운 특허상품이 개발됐다. 제품이 출시되면서 대학병원과 상담심리 분야의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시각적 이미지로의 유인효과로 긴 호흡을 촉진하는 힐링미러가 그 주인공이다. 재미있는 것은 힐링미러의 기술특허를 출원한 발명자가 공학자나 의학자가 아니라,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의 소장을 맡고 있는 권수영 교수라는 점이다.



연세대 상담코칭지원센터의 소장을 겸하고 있는 권수영 교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과 공격성을 보이는 아동들이 유난히 짧은 호흡을 하고 있고, 이들에게 긴 호흡을 유도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권 교수는 복식호흡에 익숙치 않은 아이들에게 긴 호흡을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현저하게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도 쉽게 몰입하는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해 긴 호흡을 유도하면 어떨까 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심리안정을 유도하는 표시장치’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탄생된 힐링미러는 안정된 호흡을 할 수 있도록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유명 예술가의 명작품을 선별해 국내최고의 디지털디스플레이 전문업체에 의해 디지털아트로 만들어졌다. 하트 모양의 호흡기에 긴 날숨을 쉴 때마다 희미한 작품이미지가 명확하게 윤곽을 드러내기도 하고, 흑백의 이미지가 칼라로 활성화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긴 호흡을 촉진하는 원리다.

연세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의 기술이전으로 제작된 힐링미러는 초기에 구상한 심리안정이 필요한 아동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치료보조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보다 많은 현대인들의 필요에도 부합되는 발명품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3년 연세대학교 의료원 내 직원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상담 및 코칭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시작한 권수영 교수는 최근 스트레스가 많은 의료전문인에 대한 임상실험을 실시했다. 연세대학교 의료원 내 간호사 20명에게 캐노피 9이라는 의료기기로 개인의 스트레스지수, 피로지수, 종합 건강지수를 측정하고, 다시 힐링미러로 깊은 호흡을 유도하면서 2분 30초간 재측정하면서 그 수치를 비교하게 한 것.

참가자들은 근육이완이나 복식호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간호사들이지만,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복식호흡을 촉진하는 새로운 시도에 신기해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놀랍게도 실험참여자 전원이 모든 수치에서 유의미한 호전효과를 보였다. 단 몇 분 만에 피로지수가 80%, 스트레스지수가 70% 호전된 간호사들도 있었다. 자율신경균형도 검사지에 쓰여져 있는 데이터신뢰도 99%라는 사실을 의심스러워할 정도였다.

이 제품의 개발자인 권수영 교수는 “이번 실험을 통해 아동이나 청소년의 심리안정을 위한 촉진을 목적으로 한 힐링미러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유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면서 “운동이 좋은 줄 알면서도 운동하기를 마음먹고 지속하기 힘들 듯, 복식호흡이 좋은 줄 알면서도 평소에 복식호흡을 연습하기 어려운 현대인에게 조금이라도 흥미를 유발시키고 깊은 호흡을 유지하도록 촉진해 스트레스 완화나 건강회복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연세대 기술지주회사 김은경 대표이사는 “연세대에서 한 해 600여개의 특허가 출원되지만, 인문학자에 의해 특허가 출원되고 제품까지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본 제품이 여러 사람들의 힐링을 돕는 선한 도구가 되리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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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