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지난 2년간 개최한 대형 ICT 행사를 올해 건너뛰자 ICT산업 육성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최대 현안은 ‘4%대 충북 경제’ 달성이다. 충북의 지역총생산(GRDP)과 전국 대비 인구 비중이 지난 몇십년간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4%대로 높여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등 6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ICT라는 말을 직접 사용하며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곳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충북도가 유일하다.
하지만 충북도는 글로벌 차원에서 개최해온 도내 최대 ICT 행사인 ‘ICT 융합 콘퍼런스’를 예산 부족을 이유로 취소했다. 글로벌 행사로 치르려면 최소 1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담당 부서에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고, 내년 개최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상민 충북도 주무관은 “올해 지자체장 선거가 열리는 등 불투명한 도정 여건도 여러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난 2012년 9월 처음 열린 ‘ICT 융합 콘퍼런스’는 지역에서 드물게 국제행사로 진행됐다. 메인 행사인 포럼에 16개 국내외 융합기술과 트렌드를 선보였고, 각국의 우수 사례가 소개됐다.
2013년에도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2013 글로벌 ICT융합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당시 글로벌이라는 명색에 걸맞게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알카텔-루슨트, 파이어아이 등 글로벌 ICT기업과 유력 인사들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충북도에서는 이시종 지사와 노영민 국회의원 등이, 중앙에서는 강성주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정책관 등이 참석해 분위기를 돋웠다.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기업인도 대거 청주를 찾아 지역행사임을 무색하게 했다.
충북도가 예산을 이유로 올해 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것은 ICT 등 6대 분야를 신성장산업으로 선정, 육성하고 있는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관내 한 ICT 기업인은 “도가 ICT를 신성장산업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기대가 컸는데 올해는 ‘ICT융합 콘퍼런스’가 열리지 않아 아쉽다”며 “비록 역사는 짧지만 ICT업계에 충북의 이름을 높이는 데 한몫했는데 서운하다”고 밝혔다.
청주=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