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계열사 임직원들의 퇴직연금이 확정급여(DB)형에서 확정기여(DC)형으로 바뀌고 있다. 계열사 정리로 5000억원가량 빠져나간 데 이어 최근 한화와의 ‘빅딜’로 추가 적립금 감소가 예상된다.
30일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자기계열사 적립금 합산액은 각각 확정급여(DB)형 6조8478억원, 확정기여(DC)형 858억원이다. 2분기말 기준 두 곳의 자기계열사 적립금 합산액은 DB형 6조8791억원, DC형 777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양사의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 중 DB형은 7조3565억원이었다. 지난 3분기 말 수치와 비교하면 5000억원 줄어든 반면 DC형 퇴직연금은 같은기간 소폭 늘었다. 특히 삼성화재는 지난 1분기말 DC형 퇴직연금이 직전분기 119억원에서 1640억원으로 급증했다.
양사의 계열사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올해들어 지속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 탓에 퇴직연금 형태를 DB형에서 DC형으로 바꾼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DB형은 기업이 연금 운용 주체를 정하는 대신 운용수익률이 임금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 차이를 기업이 부담해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 상승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임직원들이 DC형으로 전환해 직접 퇴직금을 운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업체들도 형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정리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를 한화그룹에 넘긴 ‘빅딜’ 이후 총 적립금 규모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화재의 자기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 합산액은 작년 말 7조4237억원에서 지난 3분기 6조9336억원으로 줄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말 삼성생명에 400억원 규모의 퇴직연금을 맡긴다고 공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삼성화재에 1조원가량 퇴직연금을 운용하게 한다고 공시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