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텃밭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드는 외산…성능 인증 기준 없어 소비자 혼란

국내 텃밭인 공기청정기 시장에 외국계 브랜드가 뛰어들고 있다. 초미세먼지와 황사 등 중국발 공기오염이 심해지면서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공기청정기 블루에어는 2일 신제품을 출시하고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한다. 벵트 리트리(Bengt Rittri) 블루에어 CEO가 방한해 신제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날 선보일 공청기는 총 3종으로, 0.3마이크론의 초미세먼지를 걸러낸다. 블루에어 공청기는 그동안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때문에 일부 백화점과 온라인에서만 유통됐다. 올 겨울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중화 마케팅을 시작한다는 전략이다.

투인원 청소기로 유명한 일렉트로룩스도 지난 9월 공기청정기를 3년만에 새롭게 출시했다. 옥시즌 공기청정기는 4단계 청정시스템으로 0.3마이크론의 초미세먼지를 걸러내고, 유해가스와 각종 세균을 제거해 정화시키는 제품이다.

지난해 처음 국내 출시된 발뮤다 에어엔진은 올해 새로운 컬러를 추가해 출시했다. 두 개의 팬을 사용해 이중팬 구조가 강력한 순환기류가 만들어 초미세먼지를 제거한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국내 텃밭으로 불린다. 코웨이, LG전자, 삼성전자, 쿠쿠전자, 대유위니아, 위닉스 등 각종 국내 브랜드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외국 공청기는 인터넷이나 일부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별도 유통채널이 없다”며 “유통 커버리지가 구매력으로 연결되다 보니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볼륨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는 업계추산 37만대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약 50만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산 공청기들이 넘어야 ‘인증’이라는 산은 존재한다. 국내 브랜드는 대부분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공기청정인 CA인증을 받는다. 공기청정이라는 기능이 눈에 보이지 않다보니 소비자에게 객관적 수치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외산 브랜드는 국내 인증을 따로 받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또 필터 교체 비용이 10만~20만원을 훌쩍 넘는 등 고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 제품도 국내 기준에 맞는 인증을 받아 공기청정성능과 전용면적의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국산보다 훨씬 비싸게 판매되고 있지만 성능 비교를 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