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데이터베이스(DB)솔루션 기업이 잠재고객 확보를 위해 대학에 솔루션을 무료 공급하는 등 교육기부 사업에 팔을 걷어 붙였다.
30일 한국DB진흥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멕스데이터, 알티베이스 등 국내 주요 DB솔루션 업체들이 국내외 대학에 무료로 자사 SW를 제공하며 교육 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학생들이 개발 현장에 나섰을 때 익숙한 SW를 사용하는 경향을 감안해 교육기부를 통해 잠재고객 확보에 나섰다는 풀이다.
가장 활발히 기증사업을 벌이는 업체는 티맥스데이터다. 티맥스데이터는 한국DB진흥원과 함께 최근 타이완 국립타이베이대학교와 푸런카톨릭대학교에 자사 데이터베이스관리(DBMS) 솔루션 ‘티베로 5’를 기증했다. 티맥스데이터는 지난 2012년부터 인도 JKL대학교, 중국 칭화대학교, 하얼빈공정대학 등 해외 유수 대학과 산학협력을 체결하며 제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동국대·중앙대·건국대·인하공전·영진전문대 등 국내 주요 대학에 솔루션을 기증하며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전교육 전략은 실질적 수주성과로도 이어진다. 티맥스데이터는 최근 대표 국립대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티베로’를 공급한다. 기존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던 국내 대학의 학사 행정이 국산 DBMS로 도입·교체된 대표적 사례다.
알티베이스는 지난 7월 중국 베이징대학교에 8000만원 상당 ‘알티베이스 HDB’를 기증했다. 지난해에는 연세대학교에 11억원 상당의 교육용 DBMS를 기증했다.
알티베이스 측은 “이를 통해 향후 중국 공공시장에 알티베이스가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DB솔루션 기증업체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업체들은 지난 2009년부터 한국DB진흥원과 대학 실무 중심 데이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 체결하고 데이터 솔루션 기증하고 있다. DB진흥원에 따르면 기증대학은 지난 2009년 2개 대학교에서 올해 45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기증금액만 500억원을 넘어섰다. 해외 대학 기증도 늘어나는 추세다. 타이완·네팔·터키·인도·중국·태국 등 총 10개 대학에 DB솔루션을 기증했다.
DB업체의 이 같은 전략은 외산 SW와 경쟁에서 열위에 있는 시장환경을 전환해 보자는 의도에서 비롯된다. 그 동안 대학과 IT교육기관이 외산SW 중심 교과과정을 운영, 학생들이 실제 업무에 나와서도 외산SW를 선호하는 구조를 만든다. 실제로 공공부문 SW시장 점유율도 외산이 67%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핵심 SW인 DBMS 부문은 국산 SW업체들의 점유율이 약 5%에 그치는 실정이다.
SW업체 담당자는 “국내 업체가 SW를 개발해도 학생들은 대학과 교육기관에서 익숙해진 외산 솔루션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이른바 ‘SW종속성’이 이어진다”며 “부문별 SW를 특화해 학교 교육에서부터 국산 솔루션을 사용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B진흥원 관계자는 “대학교 교육에 사용되는 DBMS의 상당부분이 외산 제품”이라며 “대학교 SW기증과 교육을 통해 잠재 고객인 학생에게 사용 경험을 늘리는 작업은 제품 저변 확대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학 솔루션 기증 현황 <자료:한국DB진흥원>>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