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화력발전은 세계 전력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석탄발전은 석유나 신재생에너지 등에 비해 저렴한 발전 비용으로 전력을 대량 생산하는데 유리하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문제 때문에 발전량을 마냥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의 대안으로 과학기술계 및 산업계는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GCC)과 순산소연소(Oxyfuel) 등 산소를 이용한 고효율·친환경 화력발전을 제시하고 있다.
유지행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창의소재연구실 책임연구원도 석탄화력발전의 대체 연구방법을 연구하는 과학기술자 중 한명이다.
유 책임연구원은 산소 분리막 기술 전문가다. 연세대를 나와 포스텍에서 석,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최근 산소분리 설비·제조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륨 산화물(CeO) 복합체를 이용하면 안정적〃경제적으로 산소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신개념의 세라믹 산소분리막 기술입니다. 안정적으로 산소이온을 전달하는 물질인 세륨 산화물과 전자를 전달하는 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를 혼합해 기존보다 저렴한 소재를 사용해도 높은 산소 투과특성을 낼 수 있습니다.”
유 책임연구원은 이를 통해 산소분리 설비비용을 최대 48%, 산소 제조비용을 최대 68%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적 안정성도 기존 세라믹 산소분리막 대비 10배 이상 향상시켰다.
기존의 산소 분리 방법은 끓는점의 차이에 의해 공기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심냉분리법에 기초했다. 그러나 분리 시 대규모 공장이 필요하고 공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기를 소모해 최종 발전 효율을 9% 저하시키는 단점이 있었다.
현재 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리막 재료는 이온-전자 혼합 전도성을 가지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다. 그러나 높은 산소 투과도를 보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재료는 화학적으로 불안정하고 높은 열팽창율과 기계적 취약성으로 인해 상용화는 어려움이 많았다.
유 책임연구원은 “일정한 면적 이상의 후막형 산소분리막 기술을 완성한 예는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이 유일하지만 산소투과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만족할 만한 상용화 기술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를 극복한 기술을 우리가 개발했고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산학연 협력 연구로 세라믹 분리막을 이용한 독립형 산소 제조시스템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셈입니다. 온실 가스 배출량 규제에 대응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 책임연구원은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 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세라믹학회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