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기업 아마존에서 성공 가능성 충분해”. 전자신문인터넷과 IT전문 팟캐스트 잇백(IT BAG)이 국내 언론 최초로 아마존 앱스토어 게임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는 안우성(34) 이사를 단독 인터뷰했다. 아마존 본사가 있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하고 있는 안 이사는 한국인으로 아마존의 임원이 된 드문 사례다. 실제로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업에서 한국 출신 임원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안 이사는 아마존 앱스토어에서 게임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총괄 하고 있다. 우수한 모바일게임을 발굴해 아마존에 입점 시키는 일은 물론 아마존 앱스토어에 납품을 하려는 개발자, 마케팅 담당자와 소통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안 이사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1일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 2014’가 열린 부산 벡스코 행사장에서 진행했다. 글로벌 기업의 핵심 임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앳된 표정의 그는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안 이사는 그간 국내 언론의 거듭된 요청에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 이사의 지인은 “조직에 묶여 있는 입장에서 인터뷰를 독단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한국 비즈니스를 조만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어 안 이사 스스로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안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지스타 방문은 처음 아닌가.
=그렇다. 지스타에서 다양한 모바일게임과 사람들을 볼 수 있어 방문했다. 한국 모바일게임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지스타도 덩달아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다. 전 세계 일류 개발자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쉽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데 지스타는 이런 일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특히 이번 지스타에는 아시아 게임 기업이 많이 참여해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의 게임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나.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진 않다. 한국 게임이 북미로 간다기 보다는 아마존이 커버하는 전 세계 고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소개해 드리고 싶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회사와 자주 접촉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지스타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나.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틀간 쉴 새 없이 미팅을 했다. 참신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많이 봤다.
-크리스 예가 구글 부사장도 비슷한 시간에 지스타를 찾아 구글플레이가 최고의 모바일 플랫폼이라고 자랑했다.
=한국에서는 아마존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많지 않아 다들(아마존 플랫폼을) 궁금해 한다. 아마존은 게임 산업에서 여러가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아마존 웹서비스와 앱,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좋은 예다.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슈퍼셀, 한국 1위 게임사 넥슨, 일본 모바일게임사 구미의 인프라 표준도 아마존의 클라우드다.
아마존은 예전부터 게임 콘텐츠를 대량으로 판매해왔다. 대다수의 북미·유럽 게이머들이 아마존에서 게임을 샀다. 아마존이 한국의 아프리카TV와 유사한 게임 방송 ‘트위치’를 최근 1조원에 인수한 일도 아마존이 게임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아마존이 게이머와 개발사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안 이사는 지스타에 참가하기 나흘 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4 국제콘텐츠 콘퍼런스(DICON 2014)’ 기조 연설에 나섰다. 그는 이번 연설을 통해 ‘멀티스크린 게임과 아마존의 비전’을 주제로 멀티스크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모바일 디바이스와 스크린이 늘어나는 만큼 아마존의 엔터테인먼트 소비도 디지털 스크린에 집중하고 있으며 게임 비즈니스 또한 멀티스크린에서 구동 가능한 방향으로 사용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기획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자책 리더기 ‘킨들’도 그렇지만 국내 유저에게 아마존 앱스토어는 생소하다.
=국내 소비자들은 아마존 앱스토어가 ‘킨들 파이어’에만 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마존 앱스토어의 커버리지는 매우 넓다. 2억 6000만명의 아마존 액티브 유저가 접근을 하는데 이른바 엑세스 포인트가 4세대 킨들까지 확장된 상태다. 여기에 파이어TV, 파이어TV스틱, 아마존의 최신 스마트폰인 파이어폰까지 가세한다.
무엇보다 기존 안드로이드폰에서 아마존 앱을 내려 받아 손쉽게 쓸 수 있다. 한국의 T스토어와 같은 훌륭한 대안 안드로이드 마켓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랙베리와 제휴해 블랙베리 앱스토어를 아마존 앱스토어처럼 사용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이통사와 손잡고 아마존 앱스토어 앱을 기본 장착하고 있다.
-한국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운 좋게 게임 업계에 발을 들였다. 한국의 게임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쌓았다. 건축학을 전공했지만 엔씨소프트에서 3년간 일하며 ‘리니지2’를 론칭했다. 이후 3년은 엔씨재팬에서 근무하며 인맥을 넓힐 수 있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관련한 MBA를 딴 뒤 디즈니에 입사했다.
당시 북미에서는 소셜게임이 급성장하고 있었고 태블릿PC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급증했다. 곧바로 글로벌 콘텐츠 그룹 바이어컴에 입사해 고유 IP로 모바일게임 사업을 하는 일에 집중했다. 좋아하는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고 또 큰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나아가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지금까지 북미에 진출한 한국인들이 주로 엔지니어였다면 앞으로는 비즈니스나 플랫폼에 관련된 일을 많이 할 것이다.
(바이어컴은 100년의 역사를 지닌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파라마운트를 비롯해 2억명이 넘는 어린이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채널 니켈로디언, 음악전문 방송 MTV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이 위기라는 우려가 있다.
=어떤 산업도 마찬가지다. 인기가 높아지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또 생존이 어려워진다. 결국 남들 따라가지 않고 긴 안목으로 차별화를 하는 게 관건이다. 중국 게임이 빠르게 성장하고 국내에서는 카카오 플랫폼이 포화 상태인 점 등이 게임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다.
하나의 게임 장르나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운다면 반드시 성공한다. 아마존 앱스토어 최고 매출 톱10에 한국 개발사인 플레이독소프트의 작품이 있고 10위권에 더블유게임즈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페이스북 게임 플랫폼에서 글로벌 노하우를 확보한 뒤 아마존에서도 성공한 케이스다.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특정 장르가 뜨면서 비슷한 걸 자꾸 내놓다보니 서로 어려워지는 것이다. 잘 할 수 있는 시장을 길게 봐야 한다. 게임 산업은 앞으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플레이독소프트의 소셜 퍼즐게임 ‘몬스터 버스터즈’와 더블유게임즈의 `‘더블유 카지노’는 이미 페이스북에서 상종가를 기록했다.)
-아마존코리아의 행보에 대해서 귀띔해 달라.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데 답을 줄 내용이 없다. 국내 사용자들이 아마존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 잘 안다.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가 한국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때가 되면 본사에서 아마존코리아에 대한 정보가 나올 것이다.
한편 안우성 이사와의 보다 자세한 인터뷰 육성은 IT전문 팟캐스트 잇백(IT BAG)에서 청취할 수 있다.
모바일 http://m.podbbang.com/ch/7547
온라인 http://www.podbbang.com/ch/7547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