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밀 만드는 정식품, 대리점에 제품 밀어내기로 과징금

두유제품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이 신제품·비인기제품 등을 대리점이 강제 구입하도록 ‘밀어내기’ 해 과징금을 물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에 제품 구입을 강제한 정식품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2억3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1일 밝혔다.

정식품 부산영업소는 2011년부터 2013년 6월까지 매월 집중관리 품목을 선정(통상 10~14개)하고 제품별로 할당량을 정해 관할 35개 모든 대리점에 할당량 이상 구입하도록 강요했다. 녹차두유·헛개두유·냉장리얼17곡·부드럽게 마시는 콩요구르트 등과 같은 신제품과 매출 부진 제품, 검은콩깨두유·검은참깨두유 등 타사와 경쟁이 치열한 제품 등을 밀어내기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식품은 매월 말 집중관리 품목별 할당량을 정한 후 이를 팩스·이메일·구두로 각 대리점에 전달했다. 대리점이 할당량 미만으로 주문하면 대리점 주문내역을 영업사원이 임의로 변경하거나, 주문여부와 관계 없이 할당량 만큼 강제 출고했다. 회사의 반품 불가 정책으로 대리점은 밀어내기로 떠안은 물량을 반품하지 못하고 덤핑·폐기처분했다.

정식품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리점 주문시스템을 개선하고, 14개 영업소의 대리점장 437명과 상생협약을 맺는 등 법 위반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제품, 주류에 이어 두유 업계에서 발생한 구입 강제 행위를 제재했다”며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경제적 약자를 착취하는 행위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