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총 전자위임장 교부 허용

내년부터 주주총회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시스템을 이용한 위임장 용지 교부가 가능해진다. 배당과 관련해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제약했던 요인도 사라진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주총에서 전자시스템을 이용한 위임장 용지 교부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가 담겼다. 그동안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위해서 위임장 용지를 교부하려면 대면교부, 우편, 팩스, 이메일만 이용할 수 있었다. 또 주주총회 안건 중 일부 안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가 가능하도록 했다.

상장법인의 합병가액을 산정할 때 적용받는 할인·할증 범위는 기준시가의 10% 범위에서 30% 범위 내로 확대한다. 그동안은 합병 프리미엄을 합병가액에 반영하기 어려워 시장에서의 자율적 인수합병(M&A)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10%를 초과해 할인·할증이 이뤄지면 외부평가기관의 가격평가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계열사 간 합병은 종전 10% 범위의 규정을 적용받는다. 또 상장법인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보유한 자기주식 처분 기한을 3년에서 5년 이내로 늘렸다.

자산운용업 관련 규제도 풀었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에 대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대신 최소영업자본액을 적용하고 경영실태평가를 면제하기로 했다.

머니마켓펀드(MMF) 편입대상 자산에 만기 6개월 이내의 우체국 예금도 추가된다.

사모투자펀드(PEF)의 투자대상 기업 범위가 부실기업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집단 내 정상 계열사까지 확대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규정은 공포일부터, 자산운용사의 NCR 규제 배제는 감독 규정이 정비되는 내년 4월 1일부터 적용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