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불가 ‘양자인터넷’이 온다

2013년 미 국가안보국 NSA와 연방수사국 FBI 등 정부기관이 비밀리에 국민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터넷 기밀성이 큰 화제가 됐다. 통신의 기밀성을 높이는 기술의 근간은 암호화다. 그런데 궁극적인 암호화 기술이라고 불리는 양자인터넷(quantum internet) 구축을 위한 노력이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도청 불가 ‘양자인터넷’이 온다

전직 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을 통해 유출된 정보는 정부기관이 프리즘이라고 불리는 극비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해 통신 내용을 도청하고 있었던 게 발각, 인터넷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크게 문제가 된 바 있다.

2013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NSA는 야후와 구글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에 침입, 전송되는 데이터를 가로채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간 통신은 암호화되지 않았다. 이들 두 회사는 모두 통신 암호화를 했지만 데이터가 기존 인프라에 의존하는 구조인 이상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이용한 통신이 필요하다.

이런 새로운 통신 방법 실현을 위해 여러 단체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독립 연구 기관인 바텔기념연구소는 양자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한 양자인터넷을 이용해 미국 내를 횡단하는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동해안에 있는 보스턴에서 남동부 조지아 반대편 서해안에 있는 캘리포니아에 이르기까지의 영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유사한 기술을 이미 도입해 상하이에서 베이징에 이르는 루트가 양자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 게 밝혀지고 있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암호화 기술에서 가장 중요해지는 암호를 해독하는데 필요한 암호화키를 어떻게 상대편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냐다. 암호화키를 분석하고 해독하려면 평범한 컴퓨터라면 수천 년 수준이라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해독이 매우 어려운 것. 하지만 암호화키를 통신 중 도청하면 모든 내용을 제삼자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현재 암호화 기술은 높은 수준의 보안성을 실현하고 있다고는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완벽하게 안전한 상태에 도달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양자 네트워크 기술은 암호화키 전송에 광자, 그러니까 빛의 입자 상태를 가진 양자 암호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데이터 자체는 일반 인터넷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송되지만 암호화 압축에 필요한 암호화키 생성에는 양자 암호를 사용한다.

이 양자 암호를 광섬유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송하고 압축에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양자 자체가 복제 불가능해 암호의 기밀성이 높아진다. 만일 광자를 중간에 가로챌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도청을 했다고 쳐도 수신 광자는 원래 상태에서 바뀌는 성질이 있어 제삼자에 의한 도청은 불가능하다. 또 이럴 경우 암호화키를 삭제하고 다시 통신을 해 안전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는 게 양자 암호화 기술의 개념이다.

기존 암호화 기술은 해독 난이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해독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높이는 것이었지만 양자 암호는 암호의 도청이나 해독을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궁극적인 암호화 기술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 암호화에도 아직 약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양자 암호를 전송하려면 두 거점 사이를 광섬유 케이블로 직접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전송 신호를 97km마다 새로 바꾸는 릴레이 포인트를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이 릴레이 포인트가 가장 큰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또 두 거점간 암호화가 완벽해져도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데이터 포인트에서 실제 사무실까지는 일반 랜 같은 통신 회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막판에는 위험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제거하느냐가 진정한 의미에서 완전하게 안전한 통신을 실현하기 위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양자 암호 방식은 앞으로 더 발전이 요구되는 분야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