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찾아온 저유가 시대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9년 당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리터당 1400원 후반까지 내려가면서 자동차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고유가 탓에 경차·소형차·디젤·LPG·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목을 받았다면 저유가시대에 따라 중·대형 등의 휘발유 차량이 부각됐다. 다시 찾아온 저유가 시대가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국제 유가가 최저치를 찍었던 2009년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반면에 현대차 ‘쏘나타 가솔린’ 모델은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2년 연속 베스트셀링 카에 이름을 올렸다. 저유가로 중형 차량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하지만 시장 판도는 금세 바뀌었다. 다시 찾아온 고유가로 2011~2013년에는 준중형차인 아반떼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최근까지 경차를 포함해 하이브리드 자동차, 디젤 등 고효율 연비 차량이 시장에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자동차 구매 패턴이 유가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자동차 업계는 이번 국제 유가 하락이 향후 판매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가 소비자 부담을 낮춰놓은 만큼 마진폭이 상대적으로 큰 중대형 모델의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