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3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중진공은 지난 10월말 엔저 피해상담 센터를 개소해 엔저로 인한 수출 피해사례 총 25건을 접수해 상담을 완료했다. 이 중 21건이 대일 수출기업의 수출액 감소로 인한 유동성 부족 사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건은 대일수출 거래처로 인한 간접피해를 입었다.
중진공은 이들 기업 중 5곳에 대해 총 9억1000만원을 중진공 사업과 연계한 긴급 경영 안정자금을 투입했다. 이외에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이나 무역보험공사 환변동보험, 정책금융공사 특별온랜딩, 신·기보의 특례보증 등 타기관 제도를 연계해 긴급 지원을 마쳤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무보의 환변동보험 이용실적은 지난 9월기준 2140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저 위기를 느끼고 해당 제도를 이용한 중기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수출 중소기업의 목을 죄는 엔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양적완화를 시작하며 앞으로 2년간 유로존에 1조유로(1300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수출 시장에서 국산 제품보다 더 싼 가격의 일본 제품이 많아지면 규모가 영세한 중기로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면 R&D 인력도 감소하고, 이는 제품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0엔당 1000원 이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 이상 정책적인 효과가 뾰족하게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