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TV나라의 새 장수들에 거는 기대

세계 TV 시장 우등생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 수장에 변화가 생겼다. 9년 연속 세계 1등 금자탑을 쌓은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LG전자는 ㈜LG 시너지팀의 권봉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홈 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에 앉혔다.

김 사장의 승진과 권 부사장의 전보로 내년 양 사의 TV 사업은 보다 힘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VD 사업부장의 지위 격상으로 TV 분야 ‘세계 1등 조직’으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2006년 ‘보르도 TV’로 TV 세계 1등을 이뤘던 윤부근 CE부문 대표이사(사장)의 성공을 잇는 데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도사’ 전임 하현회 사장이 닦은 기반에 권 부사장의 야성이 꽃을 피울 전망이다. 하 사장이 ‘LG TV는 OLED’라는 공식을 확립시킨 공을 인정받아 ㈜LG로 이동한 데 이어 권 부사장은 과거 HE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LG에서의 시너지팀장 경험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석 사장과 권봉석 부사장의 2015년은 ‘한 우물만 판 전문가’와 ‘강한 생존본능’ 간 맞대결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퀀텀닷(양자점·QD) TV, 타이젠과 웹OS, 초고화질(UHD) 방송 등 TV 시장 이슈가 화려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예상된다.

업계 입장에서 두 사장의 TV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흥미롭다. 삼성은 ‘10년 연속 TV 세계 1등’을 이뤄야 하고 LG는 올레드를 차세대 TV로 안착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이다. 삼성의 타이젠과 퀀텀닷, LG의 울트라(UHD) 올레드 등 미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은 일본과 중국 업계의 추격이 거센 때에 새 옷을 입었다. 두 그룹 수장이 이런 선택을 내린 배경은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치고 시장을 선도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TV의 나라’의 양대 수장이 이끌 2015년 TV 업계에 기대가 크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