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지역 중소기업의 우수 인력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수도권 대학·연구기관에 ‘지역 중소기업 연구개발(R&D)센터’를 조성한다.
전문 인력 채용시 지역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정부 지원금 대상이 기존 석·박사급에서 학사로 확대된다.
정부는 4일 열린 제37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범 부처적으로 ‘중소기업 R&D인력 수급애로 완화대책’을 발표하고 지역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은 그간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수차례 지원책을 마련했으나, R&D 인력에 대해 집중적·종합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한 바가 없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중소기업 R&D 인력난이 단순히 인력풀 부족이 아닌 숙련도·취업정보·임금보상 불일치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 있다고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는 대학교육이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공공연구소나 대기업의 숙련된 R&D 인력이 중소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는 통로가 협소한데다 임금수준과 작업환경에 대한 불만족이 겹쳐지면서 중소기업이 우수 R&D 인력을 못 찾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은 ‘지역’과 ‘중소기업’이라는 두 가지 핸디캡으로 우수 R&D 인력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내용을 별도로 담았다.
정부는 우선 지역 중소기업의 R&D 인력난 완화를 위해 이공계 인력 채용 시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에서 우대하기로 했다.
전문인력 채용 시 인건비를 지원하는 고용부의 전문인력채용지원사업의 지원 대상을 종전 석·박사급 전문인력에서 학사 인력으로 확대한다. 중기청의 초·중급 기술개발 인력지원사업도 지역 중소기업 지원 비율을 현재 35% 수준에서 60% 수준으로 높인다.
수도권 등 거점지역 대학·연구기관에 ‘지역 중소기업 R&D 센터’를 조성해 정주여건으로 지역에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는 R&D 인력 유입을 촉진한다. 내년에 시범적으로 서울지역 대학 두 곳에 센터를 조성해 지역 중소기업의 부설연구소를 집적화할 계획이다.
숙련도 불일치 해소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수요를 반영한 R&D 인력을 양성해 장기 재직까지 연결하는 패키지 지원책과 중소기업이 핵심인력을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인재 양성형 중소기업 인증제’를 마련했다. 인재 양성형 중소기업에는 중기청 R&D 사업 및 각 부처에서 운영하는 R&D 인력 지원사업 참여 시 우대 혜택을 준다.
고급·숙련 노동력의 중소기업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대기업의 숙련 R&D 인력을 중소기업에 2년 이상 파견해 정착을 유도하는 ‘기술명인 초빙제도’를 도입한다.
또 중소기업에 정부 출연연 연구인력을 파견하고 상용화에 따른 성과 발생 시 매출액 일부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성과 공유형 파견제도’를 도입한다.
더불어 중소기업 재직자의 석·박사 학위취득 지원을 강화해 2년 동안 등록금의 70%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중소기업의 R&D 인력 부족률이 작년 3.14%에서 2017년 2.3%로 낮아지고, 이직률도 같은 기간 9.4%에서 7.4%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중소기업의 R&D 역량제고와 부가가치 창출에 필요한 대책이 마련된 만큼 중소기업이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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