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로봇은 올해 세계적 가전기업인 밀레와 손을 잡았다. 유진로봇은 로봇청소기 5만대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밀레에 공급하고 있다. 밀레는 유진로봇 주식 190만주(지분율 약 9%)를 매입해 75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로봇청소기 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유진로봇은 3분기 흑자전환했다.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는 “내년에는 해외시장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에서도 고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해외는 중국과 미국 시장에 역점을 두고 뛰어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일명 ‘로봇박사’로 불린다. 그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박사를 졸업한 뒤 삼성항공 정밀기계연구소에서 근무하다 나왔다. 2000년 유진로보틱스 대표로 취임하고, 2005년에는 지금의 ‘유진로봇’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회사는 로봇청소기와 완구를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신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 국내에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킨 로봇청소기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기능이 뛰어나지만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중국 시장에서는 아이로봇의 룸바와 경쟁이 될 수 있도록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로봇청소기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내비게이션 주행 등 로봇청소기 성능평가 기준을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흡입력을 대폭 놓인 고성능 로봇청소기를 출시했고, 다이슨도 고성능 제품을 공개했다. 새해에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올해 소폭 줄었다. 지난해 15만대 시장에서 올해는 11만대 규모가 예상된다. 신 대표는 내년도에 시장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각 기업에서 뛰어난 제품을 속속 내놓아 올해보다는 30% 정도 성장해 2013년도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유진로봇은 내수가 1만대고 수출이 8만~9만대 수준이지만 내수에서도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진로봇은 물류로봇도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는 “청소로봇뿐만 아니라 병원, 노양원 등에 들어가는 식사배달 로봇을 미국·유럽 업체들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며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물류이동로봇을 내년이나 내후년쯤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유진로봇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는 제51회 무역의 날에 서비스로봇 기업 최초로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유진로봇은 지난 9월까지 총 1450만달러를 수출해 로봇청소기 국내 전체 수출액의 33.5%를 점유하면서 2014년 로봇청소기 수출 선두 기업으로 올라섰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