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자투표-전자위임장 제도 문제 없나?

여전히 복잡한 참여방법, '소액주주 외면' 해법 찾아야

[이슈분석]전자투표-전자위임장 제도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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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로 폐지가 예정됐던 ‘섀도보팅(Shadow Voting)제’가 3년간 조건부 유예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유예는 대안으로 제시됐던 전자투표제나 전자위임장 제도 정착을 위한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 제도에 근본적인 실효성 논란이 남아 있어 직접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근본적인 상법 개정이나 주주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활용 방안 등 좀 더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상장기업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섀도보팅제 대안으로 도입하는 전자투표제나 전자위임장 제도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제도는 참여 방법이 복잡해 의결권 행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힘들다는 주장이다.

먼저 한국예탁결제원이 시행하고 있는 전자투표제는 투표를 위해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전자투표하기 아이콘→공인인증서 등록·인증→회원가입→보유주식 찾기(상장기업 중 선택)→투표 등의 절차를 거친다.

상장회사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18곳이 전자투표제도를 채택했다. 하지만 주주 6000명 중 40명, 4100만주 중에서 68만주인 1.64%만이 전자투표제를 이용했다.

기업들은 전자투표제도가 이미 실패한 제도로 보고 있다. 사실상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도입하기로 한 전자위임장권유제는 오히려 해당 의안에 대해 찬반을 표시하는 과정이 더 추가된다. 전자투표제보다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이미 2007년 전자위임장제도를 도입한 미국도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여를 현저하게 떨어뜨렸다.

상장기업 관계자는 “주권 행사에 특별한 관심이 있지 않은 소액주주들이 이런 과정을 거쳐 투표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주주가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HTS와 같은) 방안을 유예기간 동안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