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수출을 놓고 긍정적 전망이 잇따르면서 우리 수출이 지난 2012년 마이너스 성장 후유증을 딛고 다시 성장궤도에 안착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반면에 중국 경기 둔화와 엔저 리스크 등을 이유로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감도 제기됐다.
7일 정부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기관이 새해 전망을 내놓으면서 2015년 연간 수출 증가율을 4~5%대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2014~2015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새해 수출 증가율을 5.2%로 내다봤다. 이어 최근에는 산업연구원과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로 각각 4.5%와 4.3%를 제시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선전한 지난 2013년 2.1%와 2014년 2.8%(전망)를 웃도는 수준이다. 새해 수출이 전망대로 이뤄지면 -1.3% 역성장을 기록했던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수출 증가율을 달성한다. 10~20%대 증가율을 기록했던 2010, 2011년에 비해서는 낮지만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올해 수출 규모를 또 한 번 4~5% 이상 뛰어넘는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엔저 현상과 중국 경기 둔화 등의 변수가 여전하고 주력 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일 국내 제조업 체감경기가 낮아지고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 수출 증가율이 예년만 못하는 등 부정적인 지표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11월 대중 수출 증가율은 2.3%로 전년 동월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으로 수출은 20% 이상 급감했다. 정부 관계자도 한 연구기관이 내놓은 수출 전망에 대해 “너무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발표 순서대로 수출 증가율이 낮게 나온 것은 눈여겨볼 점이다. 지난 10월 먼저 나온 한은의 전망치가 5.2%로 가장 높았고 지난달 말 산업연구원(4.5%)과 이달 국제무역연구원(4.3%) 순으로 낮아졌다. 자연스레 앞으로 다른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역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들 전망치와 산업계 의견 등을 종합 수렴해 새해 초 2015년 수출 전망을 내놓을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외 기관의 새해 전망 역시 긍정적인데다 미국의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어 현재로서는 수출 전망이 밝다”며 “실제 산업 현장 분위기를 담기 위해 이달 중 주요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등 종합 검토를 거쳐 수출 전망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위%) / ※자료:각 기관(2014년은 산업통상자원부 전망치, 2015년은 기관별 전망치)>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