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창조경제 해법 동남권 융합]융합, 창의적 지역경제를 만드는 연금술

[지역 창조경제 해법 동남권 융합]융합, 창의적 지역경제를 만드는 연금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기변동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는 미래 신산업 창출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중장기 경제플랜인 ‘유럽 2020’을 마련하고 스마트산업과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독일의 경우 ‘하이테크 2020’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창출에 필요한 바이오, 나노, 재료, ICT를 핵심기술로 선정했고, ‘인더스트리 4.0’을 모토로 제조업의 자동생산체계와 생산과정의 최적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은 ‘신성장 전략’으로 환경, 의료 등 신산업 창출과 관련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산업융합 촉진법’을 제정해 산업 간, 기술 간 창의적인 결합과 복합화를 지원하고, 기존 산업의 혁신과 사회·시장적 가치가 있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오는 2020년에는 국가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13대 미래성장동력과 13개 산업엔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제조업 스마트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 추진 중이다.

국가별 중장기 전략은 그 추진 방향과 내용에서 조금씩 다르지만 신산업과 융합, 스마트화, 일자리 창출이라는 요소가 공통적으로 얽혀 있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국가적 발전 전략의 수립과 구현은 중앙과 지방을 구분하지 않는다. 특히 선진국은 지역 단위의 실천을 강조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 국가 전략이 추구하는 가치를 현실로 구현해 내려면 지역 말단에서 이뤄지는 하나하나의 실천이 중요한 토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박근혜정부 들어 지역 단위의 혁신과 융합을 촉진하고자 지역행복생활권과 경제협력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신산업과 융합, 지역 간 협력이라는 국가전략의 철학을 반영하고, 지역별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무엇보다 지역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역 주도로 선정한 16개 경제협력권사업은 지역의 미래 먹거리 창출이 핵심 목표다. 자동차융합부품, 하이테크 섬유 등 지역별 산업 여건에 기반을 둔 미래지향적 지역 융합산업 육성사업이라 하겠다.

지역 발전은 국가 발전으로 직결된다.

선진국은 이미 지역의 독특한 자원을 활용해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산학연 간 다양한 네트워킹으로 지역 혁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의 디자인 디스트릭트, 이탈리아 볼로냐의 보석과 미술공예, 영국 리버풀의 문화예술지구 등은 지역이 가진 문화와 산업적 자원을 지역생활권의 경제적 변화로 연결한 성공적 사례다.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구축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내 창업자와 기업, 혁신자원을 연계한 창의융합 과제 등 다양한 창조경제 구현 사업을 발굴 추진해야 한다.

고대에서 중세까지 약 2000년간 유행했던 연금술은 18세기에 들어 점차 사라졌지만 근대 화학이 발달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여러 가지 물질을 섞어 금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은 실제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물질의 발견과 새로운 도구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융합을 통한 신기술 신산업 창출 전략과 사업은 당초 세웠던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혁신과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다양성과 역사성을 보유한 지역 산업은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발전해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황규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qhwang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