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모습을 직접 찍는 ‘셀피(Selfie)’ 문화가 무르익으면서 여성을 타깃으로 한 고가 셀프카메라 시장이 열리고 있다.
‘아이돌 셀카’로 유명한 카시오 디지털카메라 TR시리즈(TR35,TR37 등)는 홈쇼핑에서 소위 대박을 냈다. 8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TR시리즈는 올해 11회 방송에 3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TR시리즈는 한 대당 100만원이 훌쩍 넘는 카메라로 셀프사진을 찍는데 최적화돼 있다. 한 회당 200~300대 물량을 소화하며 판매된 것이다. 또 후속작으로 내놓은 40만원대 초반인 보급형 셀프카메라 ZR시리즈는 하반기 3회 방송 동안 매출 60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그만큼 셀프카메라 시장성을 입증한 것이다.


카시오 TR 시리즈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등 아시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델이다. 혼자서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포즈 샷 기능이 있고, 360도 회전이 가능한 접이식 프레임과 270도 회전이 되는 LCD를 탑재해 다양한 각도에서 셀프 카메라를 즐길 수 있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셀프카메라 수요를 긍정적으로 본 카메라 업계는 속속 제품 출시에 앞다투고 있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오는 17일 셀프카메라 ‘파워샷 N2’를 출시한다. 한 손에 들어오는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손이 작은 여성들도 편하게 한 손으로 카메라를 잡을 수 있다. USB 커넥터가 탑재돼 휴대폰 처럼 카메라를 충전할 수 있다. 가격은 30만원대 초반이다.

기존에 특화된 셀카만을 내놓은 적이 없는 소니코리아도 셀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니는 여심을 잡는 미러리스 카메라로 180도 회전 LCD와 뷰티기능을 앞세운 카메라는 출시한 적있다. 하지만 ‘셀카’에만 특화된 제품은 없었다. 지난달 여성 맞춤형 콤팩트 카메라로 일명 향수병 카메라 KW11을 출시했다. 소니는 이 제품에 여자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뷰티 효과를 넣었다. 눈, 얼굴 크기, 피부톤을 자유롭게 보정할 수 있고 프레임 연속 촬영 등의 기능으로 여성 맞춤형 카메라의 모습을 갖췄다. 가격은 하이엔드 카메라와 맞먹는 수준의 99만9000원이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셀카 문화의 흐름이 반영된 것”이라며 “또 보급형 콤팩트 카메라의 감소세로 나타난 업계 나름의 자구책으로 향후 콤팩트 카메라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콘셉트의 카메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