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스마트폰 소재부품 기상도, 카메라모듈·PCB `맑음` TSP·플라스틱 케이스·FPCB `흐림`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소재·부품 업계가 새해 사업 전략 짜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만큼 세트 업체의 판매·마케팅 전략에 따라 소재·부품 등 후방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새해에도 여전히 유망한 시장은 카메라모듈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고가에서 중저가로 재편되면서 세트 업체들이 원가 비중이 높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디스플레이보다는 카메라모듈 등 원가 부담이 낮은 하드웨어 성능 개선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카메라모듈은 스마트폰 원가 중 부담률이 7~8% 수준으로 낮지만, 마케팅 포인트로 효과적인 부품”이라며 “최근 국내 업체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1000만 화소대 카메라모듈을 채택하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쇄회로기판(PCB)업체 중 반도체 기판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도 새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후 PCB업체들은 스마트폰용 주기판(HDI) 수요 둔화 탓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에 올라탔다.

중국 스마트폰에 쓰이는 멀티칩패키지(MCP)·플립칩(FC) 칩스케일패키지(CSP)뿐만 아니라 PC·서버 메모리용 기판(substrate)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PC·서버용 D램이 DDR3에서 DDR4로 본격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PCB업체들의 수혜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비해 한 때 스마트폰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수혜를 봤던 터치스크린패널(TSP) 산업은 벼랑 끝에 몰렸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심화된 데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 내 디스플레이 일체형 TSP 비중도 점차 높아진 탓이다. 최대 TSP 수요처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내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어 중저가 제품에도 슈퍼 아몰레드(OCTA)를 대거 채택할 계획이다. 과거에 비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온셀 TSP’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케이스 사출 업체들도 내년 녹록치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스마트폰에 플라스틱 소재 대신 메탈 케이스를 잇달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메탈 케이스 채택 비중은 7% 수준이다. 내년 이후에는 그 비중이 계속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메탈 케이스 디자인에 집중하면서 후발 중국 기업들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할 조짐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고속 성장세를 구가했던 국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계도 공급과잉이란 악재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활황에 기대 FPCB 업체들이 2012년부터 지나치게 생산능력을 확대한 게 원인”이라며 “치킨 게임이 벌어지면서 관련 산업이 공멸한 나쁜 사례”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