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해외 태양광 계열사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합병한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태양전지 생산능력이 3.28GW로 늘어 중국 잉리·트리나솔라 등을 제치고 세계 1위 태양광 기업으로 발돋움한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은 각각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화솔라원이 신주발행 방식으로 한화큐셀의 지분 전량을 인수키로 결정하고, 이를 8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에서 발표했다. 합병은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두 회사의 지주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가 보유한 한화큐셀의 지분 100%를 한화솔라원이 새롭게 발행하는 신주 전량과 맞교환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합병법인 본사는 서울에 두며, 독일 탈하임에 위치한 기존 한화큐셀 본사는 기술혁신센터로 탈바꿈한다.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의 대표이사는 남성우 현 한화솔라원 대표이사가 맡는다. 합병 절차는 2015년 1분기 내에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한화솔라원은 지난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4350억원에 인수해 개명한 회사다. 솔라원은 한화가 경영에 참여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각각 2038억원, 2130억원, 7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적자가 예상된다. 독일 태양광 장비회사 큐셀은 2011년 태양전지 가격이 폭락하자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파산, 2012년부터 법정관리를 받다가 한화가 사들였다.
한화 측은 이번 합병이 계열사 동종업간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중국·말레이시아·독일 등에 산재한 태양광 조직과 제조기지 관리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합병으로 중국에 제조기지를 둔 솔라원 제품의 유럽·미국 시장 진출이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나스닥 상장사인 솔라원과 합병하는 큐셀은 독일 기업이지만 이번 통합으로 인해 미국 증권시장에 우회 상장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한화솔라원 브랜드 가치 상승과 우회 상장을 통한 시장 투자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적자의 늪에 빠진 한화솔라원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적 관점으로 볼 때 그동안 실패한 인수라는 평가를 받아온 솔라원의 실적을 큐셀이 보전해 주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는 “이번 합병 결정이 세계 태양광 시장 회복과 재편에 맞물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에 확실한 모멘텀이 되고, 우리나라가 태양광 허브 국가로서 입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함봉균·최호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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