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로 보는 산업분석](8)수소연료전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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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각국의 연비 규제는 매년 강화되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은 일본 자동차 업체가 주력으로 하는 하이브리드차(HEV) 중심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HEV만으로 연비 규제에 대응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는 추세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차량(ZEV)’인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는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어 이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2020년 이후에서야 본격적으로 시장이 컸다고 여겨질 것으로 전망되는 ‘미래의 차’다.

◇수소연료전지차, 희망은 있지만 갈 길은 멀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차의 시장 규모는 수소 충전 인프라의 부족과 높은 가격 등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친환경차 168만대 중 1100대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세계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도요타도 새해로 예정했던 7000만원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계획을 이번달로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혼다 및 GM도 수소연료전지차 모델 출시를 발표하는 등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수소연료전지차의 시장 규모도 오는 2030년 약 200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특허 경쟁력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특허 현황으로 알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다른 업체보다 특허 출원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특허 경쟁력 또한 그만큼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등록특허는 126건으로 주요 자동차 업체 중 6위를 차지했다.

GM이 980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었으며 혼다는 지난해부터 GM과 공동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제휴를 시작해 총 799건을 보유했다. 도요타와 닛산 및 포드가 각각 685건, 218건, 133건으로 뒤를 따랐다.

이에 현대기아차가 양산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을 활용, 양산에 필요한 핵심 기술들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식재산권을 중심에 둔 R&D와 정책 지원이 이뤄지고, 강한 특허로 권리화해야 한다”며 “양산 기술 개발에 필수인 길목 특허를 가진다면 타 업체와의 사용료 지급 협상 등에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원가절감 위해선 타 업체와 기관 등과의 협력 늘려야

현재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1억~1억5000만원 수준의 높은 가격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최종적으로 5000~8000만원대의 수소연료전지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기술 제휴 강화, 부품 통합·축소, 원가 절감 등 각종 노력을 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도요타는 BMW에 동력 및 저장장치 기술 등을 제공하고 BMW는 도요타에 경량화 기술을 제공키로 합의했다. 포드와 다임러는 지난 2008년 공동출자회사를 세워 공동개발을 시작했고 지난해 르노, 닛산도 제휴에 참여했다. 독자노선을 고집했던 GM과 혼다도 지난해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부품을 통합하거나 줄여 시스템을 간소화하고 백금 사용량 절감 등도 시행 중이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소연료전지차 비용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연료전지, 수소 탱크, 주변 장치 등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백금 촉매제나 탄소섬유 등의 사용량을 절감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 전문 업체, 연구소 및 대학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한다”며 “외국 업체와의 특허 기술 제휴 등으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만드는 방안 등도 고려해 기술 및 특허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진입의 장벽을 높여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