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시공업자, 건물 보수 중 60억 금괴 슬쩍…'동거녀 신고로 발견'

인테리어 시공업자 60억 금괴
 출처:/YTN
인테리어 시공업자 60억 금괴 출처:/YTN

인테리어 시공업자 60억 금괴

60억 금괴를 발견한 인테리어 시공업자가 검거되었다.



9일 서울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기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난 서초구 잠원동의 한 2층 주택을 수리하던 인테리어업자 조 모(38) 씨는 안방에서 불에 탄 붙박이장을 뜯어내다 방바닥 밑에서 궤짝을 발견했다.

궤짝 속엔 1㎏ 무게의 금괴가 1980~1990년대 날짜가 찍힌 신문지에 하나하나 낱개로 싸여 있었다.

금괴는 모두 130여 개로, 시가 65억 원 상당이었다.

조씨와 동료들은 처음엔 경찰에 신고할지 말지 갈등하며 옥신각신 하다가 결국 130여개의 금괴 중 한 사람당 한 개씩만 꺼내 가진 뒤 나머지는 그대로 제자리에 넣어두고 신고는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욕심이 생긴 조씨는 밤이 깊어지자 동거녀 A씨와 함께 오전에 작업했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낮에 넣어둔 나머지 금괴를 전부 훔쳐 달아났다.

그러나 완전범죄가 될 뻔했던 조씨의 범행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조씨가 동거녀 A씨와 헤어진 뒤 새로운 애인과 함께 금괴를 들고 도망가자 같이 금괴를 들고 나왔던 전 동거녀 A씨가 심부름센터 직원에게 조씨를 찾아줄 것을 의뢰했고, 센터 직원이 경찰에 이 사실을 제보한 것이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조씨와 나머지 인부들, 금괴를 매입한 금은방 업주 등 총 7명을 검거하고 19억원 상당의 금괴 40개와 현금 2억2천500만원 등을 압수했다.

경찰조사에서 조씨는 "훔친 금괴를 금은방에 처분해 생긴 현금을 지인에게 투자하거나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조씨를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인 인부 박모(29)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아버지가 금괴를 숨겨 놨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범인을 잡지 못했다면 완전범죄가 될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일 조 씨를 붙잡아 구속하고, 검거될 당시 조 씨가 갖고 있던 금괴 40개와 현금 2억 2,500만 원을 비롯해 타고 다니던 벤츠 차량 등을 A 할머니 가족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가 비록 훔친 금괴 대부분을 처분했지만, A 할머니는 몰랐던 남편의 재산을 이렇게라도 찾게 돼 상당히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테리어 시공업자 60억 금괴

온라인뉴스팀 onli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