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셩그룹이 12월 중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새해 봄 상장할 예정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애니메이션 기업 헝셩(恒盛)그룹은 이르면 오는 18일 감사작업을 마친 후 19일 이후 코스닥 시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상장심사 기간이 1~2달 소요될 것을 감안할 때 새해 3월 이후 상장이 유력하다. 국내 신한금융투자가 주관사를 맡고 있다.
헝셩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최근 거래소에 통보했다. 이미 상장 심사 청구를 위한 서류 작업 등은 마친 상태다.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중국 딜로이트가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하면서 한국 증시 입성 일정이 늦어졌다.
헝셩그룹이 해외기업 중 연내 한국 증시에 상장할 최우선 후보였다는 점에서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 계획은 올해 결실을 맺지 못하고 결국 새해로 이연됐다. 중국 기업의 독일 증시 횡령 등 사건 이후 중국 현지 회계 감사 작업이 강화된 것도 주요 배경이다.
헝셩그룹은 중국 애니메이션·아동용품 전문 업체로 한국 애니메이션·영화 시장 진출·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과 투자자 기대가 높다. 한국 기업과의 영상 콘텐츠 제작과 배급 협력 등을 적극 추진 중으로 지난해 1947억원 매출과 2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헝셩그룹은 국내에서 제휴도 추진하는 등 사업 측면에서 한국 시장의 잠재성을 높게 판단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FTA로 새해 이후 한국 엔터테인먼트·콘텐츠의 중국 진출·교류 확대가 점쳐지는 가운데 중국 주요 콘텐츠 기업의 한국 상장이라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헝셩그룹에 이어 국내 증시 문을 두드릴 중국·미국·영국·필리핀 기업의 상장은 새해 상반기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어진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의 적극적인 해외 유치활동으로 지난해와 올해 국내 주관사와 계약을 맺은 해외 기업은 15개다. 이중 4~5개 기업이 실사 단계에서 좌초, 12월 초 기준 최종 10여개 기업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이다.
헝셩그룹과 함께 유력한 연내 상장 후보로 꼽혔던 중국 해천약업은 새해 3월 이후 상장 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중 FTA와 후강퉁(중국-한국 증시 교차 거래) 시행 등 양국간 정책 협력이 강화되면서 한국 증시의 매력은 높아졌다는 것이 거래소의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대만 증시로 상장 하려던 기업들이 문 닫은 대만 대신 한국 증시 문을 두드리면서 새해 이후 해외 기업 상장은 한층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표. 헝셩그룹의 지난해 실적과 상장 신청 일정>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