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ESS 실증단지 사업...참여기업 중도하차로 난항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북 고창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단지 구축사업 참여기업 현황

오는 2017년 완공 예정인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단지 구축 사업이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컨소시엄 참여 대기업들이 초기 투자금 부담을 느끼고 잇따라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과도한 기업 부담금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지만 올초부터 민·관이 함께 논의를 거친 만큼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이 추진하는 전북 고창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단지 구축사업에 선정된 LG화학과 현대중공업이 최근 참여를 포기했다. 지난달 SK이노베이션도 비슷한 이유로 철수했다.

이 사업은 한전과 컨소시엄 부담금(442억원)을 포함해 정부지원금(334억원) 등 총 776억원을 투입하는 54㎿(전력변환장치 용량 기준)급 국내 최대 규모 실증단지다. 전력피크용을 포함해 태양광·풍력 연계형뿐 아니라 전력 주파수조정(FR)용 등 다양한 ESS 상용 모델을 검증할 목적으로 구축된다.

이에 에기평은 지난 10월 현대중공업·SK이노베이션, LS산전·LG화학 등 대·중소기업으로 구성된 7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후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와 최종 심사까지 마치고 이달 계약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하지만 최근 LG화학과 현대중공업 등이 연말 조직 개편, 인사 이동에 따라 사업성을 재검토한 결과 수익성이 떨어져 사업 참여 포기 의사를 에기평 측에 전달했다.

사업비는 정부(45.2%)와 한전(36.5%)를 포함해 민간에서 약 140억원(18.2%)의 현금과 약 500억원 상당의 현물을 투입해야 한다. 한국전력의 FR용 ESS사업과 비교해 공급 마진이 5~7%가량 떨어지는데다 민간 부담금까지 과하다는 게 이들 기업의 설명이다.

특히 LG화학은 이번 사업에 투입되는 약 30㎿h 중 30%가 넘는 배터리(12㎿h급)를 공급키로 해 대체 기업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이 빠진데다 삼성SDI도 사업 초기 단계부터 사업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기평은 선정 컨소시엄의 나머지 기업들에 물량을 분배하거나 다른 업체를 찾은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에기평 관계자는 “이미 선정된 업체를 위주로 공급 물량을 재분배하는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대책을 다음주까지 마련해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을 함께 논의해온 기업들이 돌연 사업을 중도 포기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는 국내 단일 사업장 중 최대 규모로 3600m² 부지에 ESS 전용 건물이 들어서며 ESS를 활용한 운용 알고리즘 개발과 통합 감시 제어시스템, 실증 시험장 설계·구축, 각종 계통연계 기술, 태양광·풍력 연계 성능 시험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표】전북 고창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단지 구축사업 참여기업 현황>


【표】전북 고창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단지 구축사업 참여기업 현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