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외부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한 조직 진단에도 들어갔다. 내년 초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조직 개편이나 불필요한 사업 부문 정리 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삼성그룹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주도로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조직진단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달 그룹차원에서 진행된 경영진단과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부진 원인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이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려는 순서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600억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는 474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외부 컨설팅은 경쟁 업체와의 기술 경쟁력 비교와 함께 향후 비전 목표 등을 재정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사업 구조와 인력 구성 등 모든 부분에 걸쳐 재점검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BCG의 컨설팅은 2~3개월 동안 이뤄진다. 짧은 기간이지만 삼성은 수십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5년 전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BCG의 경영컨설팅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엔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의 기술 성장 한계 등으로 인해 AM OLED 신기술에 대한 대규모 선투자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후 삼성은 AM OLED 투자를 확대했고, 2년 뒤엔 삼성전자 LCD 사업부문에서 분할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에스엘시디(S-LCD)를 합쳐 그룹 내 디스플레이사업을 총괄하는 하나의 통합 법인으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경영진단도 사실상 감사 수준으로 알려진데다 외부 컨설팅 업체를 통한 조직진단까지 겹치면서 대대적인 조직·인력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삼성그룹의 경영진단은 대부분의 경우 자체적으로 많이 하고, 큰 흐름에서 경영에 관한 자문이 필요하거나 중대한 투자 결정에 앞서 외부 컨설팅을 끼운다”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어느 정도 사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그룹차원에서 이뤄지는 정기적인 경영진단의 일환으로 사업경쟁력 확인을 위한 일상적인 경영컨설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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