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모터스의 CEO인 앨론 머스크는 2014 센테니얼 심포지엄(2014 Centennial Symposium) 기간 중 “인류가 AI(인공지능)라는 악마를 호출하려 한다”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의 의견을 피력한 인물이 있다. 바로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다.

물론 에릭 슈미트 회장 역시 자동운전 자동차의 조수석에 앉는 게 무작정 행복한 일은 아니라면서 무서운 체험이라고 인정하지만 기계가 사람의 일을 빼앗거나 세계를 정복할 것 같다는 식의 걱정은 부당하다는 것. 그는 이런 불안은 어떤 의미에선 잘못된 것이라면서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기계가 세계를 정복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인류가 계속 안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자동직기 같은 게 나왔던 시대에도 혼란이 있었지만 결과는 더 기계화된 의류 제조 기술을 도입, 인류를 더 부유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역사상으로 볼 때 경제가 이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만큼 번성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컴퓨터를 도입하면 월급이 오를 것이라는 증거로 얼마든지 있다면서 컴퓨터로 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쪽보다 더 번다고 말한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인류가 AI보다 지금 더 두려워해야 할 건 다른 것이라고 강조한다. 진짜 위협은 교육 제도에 있다는 것이다. 진화하는 지적인 기계와 함께 일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학생에게 가르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지금 걱정해야 할 건 사람들이 다가올 새로운 세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또 수익을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 제도를 개선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AI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여전히 원시적이라는 사실도 인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구글이 진행한 실험을 예로 들면 인공신경망을 개발하고 이 인공신경망이 뭘 배울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유튜브 동영상을 1만 1,000시간 분량을 틀었다고. 결국 인공신경망이 고양이라는 개념을 발견한 게 전부다. 그는 이 결과만 봐도 지금 당장 명확한 건 여기까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한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에릭 슈미트 회장은 로봇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려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나 예측 검색 엔진 등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을 해온 구글의 입장을 생각하면 그가 이런 생각을 갖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구글은 최근 사내에 로봇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은 구글의 현재는 물론 미래에 선보일 모든 기술의 핵이 되는 존재다. 구글의 기업 이념을 달성하려면 이런 노력을 통한 발명이 악마가 아니라는 걸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