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가 기름값 하락으로 깊은 시름에 잠겼다. 통상 기름값이 떨어지면 그만큼 차량 운행이 늘어나 자동차 사고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1일 IBK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월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해보험·메리츠화재 5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은 92.06%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손보사들은 손해율 90%대에 머무르고 있고 11월 손해율은 이보다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최근 유가 하락, 한파 등이 겹치면서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로 손해율이 이 위로 올라갈수록 보험업체는 적자다.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 이후 22주 연속 하락세다. 12월 첫째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값은 리터당 1702.9원으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12월은 연말 송년회, 크리스마스 등 행사가 몰려 다른 때보다 손해율이 높다. 기온이 떨어져 자동차 사고율이 높다는 점도 손해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자동차 월별 사고율은 12월이 26.5%로 가장 높았다. 보험사 긴급출동서비스도 평균 182만7000건으로 연중 최다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외제차도 많아지는 등 손해율이 악화될 조짐만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보험료도 함부로 올리지 못해 특히 중소사들의 경우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